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9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 사무원들이 기표소를 조립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4·15 총선 사전투표가 금요일인 10일과 토요일인 11일 이틀 동안 진행된다. 사전투표에선 유권자 누구나 신분증 확인만으로 거주지와 상관없이 전국 3508개 투표소 어느 곳에서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사전투표는 투표 편의성과 접근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됐는데, 이 제도가 적용된 최근 몇차례 선거에서 하향 추세이던 투표율이 올라가 효용성이 입증된 바 있다. 유권자들은 코로나19 사태 한가운데서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 사전투표를 적극 활용해 국민의 기본권인 참정권을 행사하기를 바란다.
4·15 총선에선 사전투표가 투표율을 높인다는 본래 목적에 더해 유권자의 안전과 코로나19 확산 차단이라는 부가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번 총선은 이전 선거와 달리 엄격한 방역 절차와 물리적 거리두기를 거쳐야 투표가 가능하다. 투표에 더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 수밖에 없다. 4월15일 투표일에 유권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감염병의 확산 위험성 또한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어린아이를 둔 부모나 감염에 취약한 노령층에선 투표를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사전투표를 통해 투표 인원이 분산되면 이런 우려를 상당히 덜 수 있을 것이다. 젊은층과 직장인들이 휴일까지 포함된 사전투표 기간에 투표를 마친다면 노령층도 투표일 당일 혼잡에 따른 감염 걱정을 덜고 주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도 사전투표에 나서는 유권자가 불안과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빈틈없는 대비를 하기 바란다.
선관위는 참정권 제한 논란을 빚었던 자가격리자들의 투표권 보장을 위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선관위는 현재 8만여명에 이르는 자가격리자들에 대해 투표일인 15일 일시적으로 이동 제한을 풀어 투표 마감 시간인 오후 6시 직전 투표소에 도착해 별도로 투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제라도 자가격리자들의 투표 참여 방안을 마련한 것은 다행이다. 이미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지난 1∼6일 치러진 재외국민 투표는 23.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2012년 재외선거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일부 재외국민들은 선관위의 준비 소홀로 참정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까지 제기했다. 선관위는 투표율 제고와 방역의 두가지 가치를 모두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도 개인별 위생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쏟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