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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알아서 아파트 팔아달라’ 했다는 김조원의 변명

등록 2020-08-06 18:30수정 2020-08-07 02:10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오른쪽)이 지난 7월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 참석해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오른쪽)이 지난 7월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 참석해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울 강남권에 보유한 집 2채 중 1채를 시세보다 1억~2억원 비싼 값에 내놨다 거둬들였다고 한다. 김 수석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참모들에게 다주택 처분을 거듭 권고한 데 따라, 이달 말까지 1채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시세보다 수억원 비싸게 집을 내놓은 건 이해하기 어렵다. 집을 팔겠다는 의지가 있는 건지 의문이 제기된다. 청와대 고위 공직자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처신이라고 본다.

김 수석은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에 아파트 1채씩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송파 아파트를 매도 희망가격 22억원에 매물로 내놨다고 한다. 이는 같은 아파트 동일 평형 역대 실거래 최고 가격보다 2억1천만원, 현재 나와 있는 다른 매물보다는 1억~2억원 비싼 가격이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31일 “비서관급 이상 다주택자 참모 8명에게 ‘늦어도 8월 말까지는 매매계약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내놓아 팔리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수석이 청와대 발언과 정면으로 어긋나는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김 수석은 자신이 22억원이라는 매맷값을 특정해 부동산 중개소에 내놓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수석은 팔아달라고 부동산에 내놨고, 가격을 본인이 정하지는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우리 관심은 집을 누가 내놨든지 8월 말까지 매매계약서를 제출하라는 것”이라며 “늦어도 월말까지는 집이 팔릴 것으로 김 수석 본인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식과 부합하지 않는 안이한 해명으로 그칠 일이 아니다. 청와대는 이미 참모진의 다주택 처분 권고 이행 과정에서 불거진 ‘오락가락’ 행보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과 조롱을 자초한 바 있다. 김 수석만 해도 지난해 12월 첫 처분권고에도 손을 놓고 있다가 경질 대상에 올랐으나, 지난달 뒤늦게 잠실 아파트를 팔기로 하면서 유임된 처지다. ‘꼼수’로 비칠 법한 행위는 스스로 경계했어야 마땅하다. 국민 눈높이에서 실천으로 진정성을 보여주기 바란다. 청와대는 다른 참모들의 다주택 처분 상황도 면밀히 점검해 더는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시세보다 비싸게 내놓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는 발언이 또 헛말이 되게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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