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6일 인도 뉴델리의 한 화장장에서 코로나19 사망자를 집단으로 화장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인도의 ‘코로나 비극’이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4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도 연일 3000명대 중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공식 통계에 잡힌 게 이 정도일 뿐, 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사망자가 폭증하다 보니 화장장이 부족해 도심 공원과 주차장에 장작더미를 쌓아놓고 화장을 하는 참상이 펼쳐지고 있다.
인도의 비극적인 상황은 글로벌 연대와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미국과 영국 등 일부 ‘백신 선진국’에서 마스크를 벗고 환호하는 사이, 지구촌 한쪽에선 이런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인도뿐 아니라 브라질 등에서도 수많은 생명이 속수무책으로 스러지고 있다. ‘재난은 약자에게 더 가혹하며 고통은 평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금 전 지구적 차원에서 고통스럽게 목도하고 있다.
도덕적인 이유에서뿐 아니라 팬데믹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글로벌 연대와 협력은 꼭 필요하다. 바이러스에는 국경이 없다. 몇몇 부유한 나라들이 빠른 백신 접종으로 일상을 회복하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감염이 확산되면 결코 코로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가 없다. 더욱이 지역사회 감염이 지속되면 그만큼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도와 브라질 등 지역사회 감염이 극심한 나라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높고 기존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인도에선 ‘이중 변이’ 바이러스가 나와서 프랑스·이스라엘 등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중이다.
팬데믹에서 벗어나는 가장 효과적인 해법은 모든 나라에 백신이 공평하게 돌아가도록 국제사회가 협력하는 것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백신 특허를 풀자는 목소리가 분출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각자도생 아닌 연대가 우리 모두의 안전을 담보하는 확실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