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시제이비(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행사 ‘국민면접’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우려가 있다. 전면적으로 제1공약으로 할 필요가 없다.”(1일 기자간담회) “1번 공약은 성장 정책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4일 민주당 예비경선 국민면접)
그동안 기본소득을 자신의 대표 브랜드로 강하게 내세웠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정작 대선 경선이 시작되자 한발 뒤로 물러나는 모양새다.
이재명 캠프는 치열한 토론을 거친 결과 기본소득 정책을 후순위로 돌려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기본소득이 중요한 정책이긴 하지만 당 안팎의 비판과 우려가 크고 이로 인한 공방이 확대되면 다른 공약이 묻힐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 지사 쪽 한 의원은 “기본소득을 제1공약으로 하면 그 프레임에 갇혀버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1호 공약으로 내세우면 (후보의) 상징이 되어 (당선 이후에도) 무조건 빨리 해야 한다. 전략적 유연성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본소득 재원 마련 등 현실적 어려움도 작용했다. 이 지사는 지난 1일 간담회에서 “전세계에서 전면적으로 도입한 사례가 아직 없다”며 “재원 부담 문제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기본소득을 밀어붙이면 증세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유권자들의 불안감을 조성해 본선은 물론 경선에서도 결코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7년 대선 경선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기본소득을 자신의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온데다, 특히 반론이 있을 때마다 이 지사가 거세게 반박해온 것이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칫 후보 개인에 대한 진정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이 지사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지·농촌 등 특정 지역에서 전역으로, 청년 등 특정 연령에서 전 연령으로, 장애인이나 문화예술인 등 특정 부분에서 전 부문으로 확대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국민면접 2탄: 대통령 취준생의 현장 집중면접’에서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위해선 성장을 회복해야 한다”며 “그다음 하위 단계 여러가지 중 하나가 기본소득이다. 꼭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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