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희망오름 포럼'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3년 전 대선준비를 주문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19일 발표되는 김 전 부총리의 책을 미리 받아 읽어봤다며 “현실에 대한 인식은 아주 잘 돼 있다”고 추어올렸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시비에스>(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18년 12월 김 전 부총리가 직을 내려놨을 무렵 “다음 대통령선거 때쯤 대한민국에 경제 문제가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갈지도 모른다. 경제 대통령에 대한 욕구가 셀지도 모르니까 그것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한번 해 보라”고 얘기했었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그때 김 전 부총리가 예스(yes)라고 했느냐”고 묻자 김 전 위원장은 “본인도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다. 자기도 그런 뜻을 가지고서 준비를 한 건 사실”이라고 답했다. 김 전 부총리는 퇴임 후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을 운영하며 강연활동을 해왔고 오는 19일 <대한민국 금기 깨기> 발간을 기점으로 정치 참여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내가 어제 그 책을 한 권 받았다. 책을 읽어보니까 우리나라에 지금 당면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인식은 아주 잘 돼 있더라. 그게 나오면 김 전 부총리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이 달라질지도 모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만약에 김 전 부총리가 대통령 출마선언을 해서 지지도가 갑자기 상승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도 마지막에 소위 단일화 후보에 포함돼서 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진행자가 ‘김 전 부총리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냐’고 묻자, 김 전 위원장은 “하도 늦게 출발하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일반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기 시작하면 역시 경제 대통령이란 말이 나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야권의 다른 주자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요새 하도 매체가 발달해서 3∼4개월이면 인지도가 확 늘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두 달 전인 지난 5월에도 “경제 대통령 얘기와 함께 (김 전 부총리가 대선 주자로) 나올 수 있다”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 당시 “김 전 부총리는 ‘흙수저’에서 시작해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8월 말 출발’을 거듭 예고해온 국민의힘 ‘대선 경선 버스’를 언급하며 “최재형까지 탔으니까 지금 다 탄 것이다. 당 내부에서 몇 사람이 더 나올지 모르지만, 외부에서 탈 사람은 내가 보기에 끝난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 김 전 부총리 등이 당 밖 주자들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적다고 내다본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지금 상황으로 가면 그 ‘버스’를 타기 힘들 것이다. 내가 윤 전 총장이라고 해도 버스 타려고 노력을 안 할 것”이라며 “지금서부터 조심조심하게 달리 해 나갈 것 같으면 지지도도 오를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버스 탈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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