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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윤석열계-이준석 ‘정면 충돌’…“보선 승리가 윤 덕분? 선 넘었다”

등록 2021-07-23 12:06수정 2021-07-24 02:30

국힘 윤석열계 의원들 일제히 엄호 나서
홍준표 “당대표 분별없이 흔드는 건 잘못”
지난달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윤 전 총장 왼쪽에 정진석 의원, 오른쪽에 권성동 의원이 나란히 섰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달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윤 전 총장 왼쪽에 정진석 의원, 오른쪽에 권성동 의원이 나란히 섰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내부의 이른바 ‘윤석열계’ 의원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적 미숙함’을 지적한 이준석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야권의 대선판을 누가 주도하느냐를 놓고 양쪽이 정면 충돌한 모양새다.

국민의힘 윤석열계 중진들은 23일 페이스북에 ‘대선주자 윤석열을 깎아내리지 말라’는 취지의 글을 일제히 올렸다. 정진석 의원은 “4·7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요인은 청년들의 분노와 좌절,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노회한 지도력도 있었지만 단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윤석열”이라며 “문재인 정권과 혈혈단신 맞서 싸운 그 사람 덕에 국민은 국민의힘이 정권교체의 중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 가닥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내주자에 대해서만 지지 운동할 수 있다는 등 쓸데없는 압박을 윤 전 총장에게 행사해선 곤란하다”며 “정권교체의 깃발이 사라지면 뭘 가지고 내년 대선을 치를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가 전날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위험하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과거 정치에 미숙했을 때 했던 판단과 비슷한 판단을 한다”고 지적하자 4·7재보선 승리를 복기하며 윤 전 총장 엄호에 나선 것이다. 권성동 의원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 인사가 할 말이지, 제1야당의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라며 이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두 의원은 지난달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식에 의원 20여명을 대동하고 윤 전 총장의 양옆에 서기도 했다. ‘좌진석-우성동’으로 불리는 당내 대표적인 ‘윤석열계’ 의원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윤석열이 있어서 4·7 보궐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다’는 주장이 “선을 넘었다”며 즉각 반박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정 의원의 글을 공유하며 “당외주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야 한다느니 모셔와야 된다느니 꽃가마를 태워야 된다느니 하는 주장에 선명하게 반대하고 공정한 경선만을 이야기 하면서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았다.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적었다. 또 최고위원 긴급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윤 전 총장의 장모 의혹에 대해 디펜스해준 게 누구인가”라며 “어떻게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당원과 국민이 오세훈 시장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이뤄낸 승리를 윤 전 총장에 의해 이뤄낸 승리라고 말씀하시나. 그건 너무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재보궐선거의 교훈이라면 당내에서 훌륭한 후보를 만들어서, 공정한 단일화 과정에 의해서 선거를 치르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난 선거 때도 보면 단순히 지지율 추이나 여러 가지 사정에 따라서 안철수 후보라는 당 외 후보에게 부화뇌동한 분들도 있었지만 그분들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와 윤석열계의 충돌은 야권의 단일후보 확정 등 대선판 주도권을 둘러싼 ‘저강도 내전’으로 볼 수 있다. 대선 경선을 주도하려는 이 대표로서는 흔들리는 ‘윤석열 대세론’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의 조기 입당을 유도해 국민의힘 중심의 경선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원 오브 뎀’ 후보로 전락할 수 있는 윤 전 총장으로서는 원치 않는 시나리오다.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세를 파고들어 입당을 압박하며 주도권을 잡으려 하자, 윤 전 총장 쪽이 위기감을 느껴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위기를 맞은 틈을 타 주도권을 확실히 잡으려 하고, 윤석열계는 안 그래도 위기인데 당 밖 주자 힘빼기에 당연히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진석·권성동에게 윤 전 총장은 반드시 옹립해야 될 대상인데,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을) 효용가치가 떨어지면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카드라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 견제에 앞장서온 홍준표 의원은 “당원과 국민의 뜻으로 선출된 당대표를 분별없이 흔드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며 이 대표 엄호에 나섰다. 홍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당의 구성원이 사적 인연을 앞세워 공적 책무를 망각하는 것은 올바른 정당인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다소 미흡하더라도 모두 한마음으로 당대표를 도와 정권 탈환에 나서야 하지 않겠냐”라고 적었다. 당 바깥의 대선주자를 위해 당대표를 흔들지 말라고 윤석열계에 견제구를 던진 셈이다.

윤 전 총장은 당분간 당과 거리를 두며 외연 확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갈등 관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공개적으로는 빨리 입당하라는 입장이지만 빠른 입당만이 정권교체에 유리하지는 않다”며 “윤 전 총장은 8월까지 계획대로 독자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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