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청년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전두환 옹호 발언과 관련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된 ‘주식 계좌 내역’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홍 의원의 요구에 따라 전날 윤 전 총장 쪽이 계좌 내역을 공개했지만, 홍 의원은 “일부 기간만 편집 공개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 캠프는 21일 성명을 내어 “윤 후보가 전날 공개한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 내역은 총 62쪽 중 38~60쪽 부분만 발췌했고, 상당부분을 임의로 삭제해 수정한 것”이라며 “공개된 계좌 거래내역은 누가 봐도 수상하고 오히려 국민적 의혹을 더욱 증폭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윤 전 총장 캠프는 2009년 1월1일부터 2010년 12월31일까지 신한금융투자 계좌를 통한 김건희씨의 주식 거래내역을 공개하면서, 2010년 1월~2월 도이치모터스 주식매수를 주문한 내역 이외에 다른 금융정보들은 삭제했다.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는 지난 2010~2011년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이아무개씨 등과 회사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는 이와 함께 지난 2012년~2013년 도이치모터스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의 전환 사채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윤 전 총장 캠프가 전날 공개한 자료에는 김건희씨가 2010년 1월14일부터 2월2일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 관련 매수 주문을 한 내역이 담겨있다. 거래 시점의 주가는 1월14일 주당 2470원, 1월15일 2470원, 1월27일 2700원 등 소폭 등락했고, 최종적으로 4000만원 손해를 봤다는게 윤 전 총장 쪽 주장이다. 그러나 홍 의원 캠프는 주가조작이 주로 이뤄졌던 2011~2012년의 거래가 핵심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쪽이 주장하는 4000만원 손실은 2010년 5월 당시 일시적인 평가손실로, 이후 거래내역을 모두 공개해 최종 이익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쪽은 주가 조작의 주체로 의심되는 이아무개씨에 위임해서 이뤄진 위탁거래 내역을 공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이날 논평을 내어 “이아무개씨에게 계좌를 맡긴 기간인 2010년 1월14일부터 2010년 5월20일까지 주식거래한 내역을 빠짐없이 공개했다”며 “평가손실 4000여만원을 본 상태에서 계좌를 회수하고 이아무개씨와 관계를 끝냈기 때문에 그 시점을 기준으로 정산을 한 것이다. 그 이후 주가조작과 무관한 배우자의 개인 주식거래까지 모두 공개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밝혔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있는 이씨와의 관계가 끝난 2010년 이후 주가 조작 의혹도 김씨와 연관이 있다고 전제하고 전체 주식 거래 내역을 공개하라는 건 무리한 시각”이라며 “홍 의원 쪽에서 근거도 없이 음해에 가까운 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