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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명분 없는 출마’ 비판에…수도권 승부에 ‘모든 걸 던진’ 이재명

등록 2022-05-08 18:26수정 2022-05-09 02:41

경기·인천 수성 성공해야
실패하면 ‘책임론’ 직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지방선거 승리’를 명분으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수도권 승부에 정치적 명운을 걸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영길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모두 이 상임고문의 지원을 받아 후보로 확정됐고 이 상임고문 스스로 인천 지역 보궐선거에 나서면서 ‘이재명 사단’이 수도권 승부의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이 상임고문의 측근인 한 민주당 의원은 8일 <한겨레>에 “전국 각지에서 이 고문의 지원 유세를 바라고 있지만 선거가 4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출마지인 계양을 많이 비울 수 없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며 “경기와 인천, 서울을 중심으로 유세를 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후보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경기지사 선거에선 직전 경기지사인 이 상임고문의 지원 유세가 큰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당내에선 기대하고 있다. 박남춘(민주당)-유정복(국민의힘) 후보의 리턴매치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인천시장 선거에서도 이 상임고문의 출마가 수성을 노리는 박 후보에게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상임고문은 올해 대선에서 경기에서 5.32%포인트, 인천에서 1.86%포인트 차이로 윤석열 당선자를 앞섰다.

이 상임고문의 ‘수도권 다걸기’는 ‘고위험 고수익’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상임고문으로서는 당장 당 내부에서 터져나오는 ‘명분 없는 출마’ 비판에 성과로 답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장 전략공천 대상으로 거론됐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박지현(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에둘러 ‘민주당의 명분’이라는 표현을 썼으나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 화살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며 “애당심이라는 것에 기대어 보지만 원칙과 공정이라는 가치 앞에 더 혼란스러워지는 마음”이라고 적었다. “성남 사수가 정치적 고향을 지키는 ‘이재명의 명분’이라면, 계양 차출은 지방선거 승리로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막고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켜야 하는 ‘민주당의 명분’”이라는 박지현 비대위원장을 발언을 거론하며 이 상임고문의 인천 출마를 비판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송영길 후보가 오세훈 현 시장에 20%포인트 안팎의 격차를 보이며 고전 중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격차를 따라잡고, 경기지사·인천시장 선거에서 승기를 쥐면 이 상임고문의 원내 입성에도 일정한 명분이 선다. 반대로 경기와 인천에서 민주당이 모두 패배해 수성에 실패하면 이 상임고문은 선거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애초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이미 (이 상임고문에게 지방선거) 책임론을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 상임고문이 ‘모든 걸 던져 무한 책임을 지겠다’고 하면서 스스로 부담과 책임을 높인 형국이 됐다”고 짚었다. 이 상임고문과 가까운 또다른 민주당 의원도 “성과 면에서 볼 때 쉽지 않은 싸움이기에 측근 중에도 (보궐선거 출마를) 말리는 이들이 많았던 것”이라며 “어려운 시험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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