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월12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 사실을 대통령실이 부인한 것과 관련해 “이준석을 거짓말쟁이 만들기 위한 작전으로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16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의 독대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 상황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이 대표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를 앞두고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후 대통령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당시 대통령실이 자신과 윤 대통령의 독대 사실을 부인한 데 대해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독대 보도가 나온 뒤 대통령실의 최초 반응이) ‘저녁식사를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래서 이게 무슨 소리냐 (해서) 제가 오히려 대통령실에 확인했다”며 “(이에) 저는 대통령실에서 만약에 만남을 부인할 거면 그대로 제가 부인할 것이고 만약 긍정할 거면 저는 긍정해서 대응을 니네(대통령실)한테 맞추겠다 이렇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랬더니 ‘저녁을 먹은 적 없다’는 게 최종입장이라고 해서 만남을 인정하는 건가 (생각해) 가만히 있었는데 다음날에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며 “자기들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게 했는데 마지막 결론은 이준석 거짓말쟁이 만들기를 위한 작전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7월 초 윤 대통령 쪽과 ‘자진사퇴’ 시기를 조율한 중재안이 오갔다는 설이 맞느냐는 질문에 “누가 그 얘기를 해서, 저는 일언지하에 ‘그런 얘기 하지도 말라’고 거절했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이런 것들을 협의한다는 것 자체가 오해를 사기 딱 좋고 기본적으로 신뢰관계가 없기 때문에 제가 거기에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면 ‘당신들이 나가서 이준석이 협상을 한다’고 할 것 아니냐, (그래서) 저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윤리위의 징계 과정에 대통령의 뜻이 담겨 있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한 번 징계 절차 개시 안 하기로 했던 건을 징계 절차 다시 개시하기로 한 시점에, 그때는 정무적인 판단이 있지 않았느냐는 생각을 한다”며 “여당 대표에 대해서 정무적인 판단을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했다.
대선 과정에서 두 차례 극적 화해 이후 비공개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의 관계가 어땠느냐는 질문에는 “피상적으로는 서로 예우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 XX, 저 XX’ 발언이 대선 과정에서 두 차례 갈등을 빚었을 때 이미 나온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때도 있었을 것이고, 제가 일부러 시점은 특정하지 않았지만 두 번에만 국한되는 건 아닌 것으로 안다”며 “제가 전해 듣기로는 언론인한테도 (윤 대통령의) 그런 표현이 직접 들어간 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대통령 취임식 때도 대통령 뒤에 제 얼굴이 안 나오고, 저는 카메라에서 사선에서 벗어나 있었다”며 자리 배치가 의도적일 수 있다는 주장도 했다.
이 대표는 또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및 ‘윤핵관 호소인’으로 언급한 장제원 의원 등 여당 관계자들이 앞으로도 자신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전면전’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이준석을 공격했던 사람의 97% 이상은 자기 이름 걸고 비판(하지) 못했다”며 “대포차로 사고치고 다닌 분들한테 대포차 말고 제대로 된 번호판 달고 다녀라 그러면 그분들이 왜 하겠나. 대포차에 맛 들렸는데”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윤핵관’에 대해 박근혜 정부 시절 ‘진박’(진실한 친박근혜계) 못지 않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후에 후회했던 지점이 박 전 대통령이 독주할 때 미리 견제하지 못했고, 유승민 전 의원을 쫓아내려 했을 때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았던 것, 그리고 총선 공천학살 때 ‘진박’이라고 해서 호가호위하는 분들이 나왔을 때 미리 제압하지 못한 것”이라며 “지금 익명 인터뷰하고 당내 사고 치는 걸 보면 ‘진박’보다 결코 ‘윤핵관’이 못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해서도 “기술적 반등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개혁이라든지 사정 정국을 이끌 수 있을 정도의 추동력이 생길 만큼 회복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렇게 되면 가장 우려스러운 것이 적을 만들기 위해 어떤 정치적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며 “적을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 적은 누가 되는 것이냐’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박 전 대통령 당시 이뤄진 통합진보당 해산을 언급하며 “야당 인사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념적인 어떤 가치를 하나 세워가지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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