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웹툰협회, 한국만화가협회, 우리만화연대 등 만화 예술인 단체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등학생이 그린 풍자만화 <윤석열차>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대한민국 문화콘텐츠산업이 전 세계에 알려지고 있는 마당에 자유로운 표현을 정치적 이유로 가로막으려고 시도하는 것이 참으로 경악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표현의 자유를 위한 만화 예술인 간담회’에 참석해 “(양심과 사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토대일 뿐만 아니라, 산업·경제적으로 우리 사회 미래에 관한 일이기도 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지난 4일 부천국제문화축제 전국학생문화공모전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만화 윤석열차에 금상을 수여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대해 “행사 취지에 어긋난 작품을 선정·전시했다”며 “엄중히 경고”한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 대표는 문체부의 경고 조처가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해온 ‘자유’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대통령께서 자유를 주창하고 계시다”며 “어느 영역에서나 자유를 강조하고 있는데, 가장 자유로워야 할 문화영역에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그 자유라는 것이 ‘강자들의 자유’만을 말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상하게 보수정권이 들어서면 블랙리스트, 또는 문화·예술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이 벌어진다”며 문체부의 이번 조처를 박근혜 정부 시절 발생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과도 연관 지었다. 이 대표는 “문화·예술 창작의 자유에 간섭이 생기면 지금 한창 꽃피고 있는 대한민국 문화산업조차 도태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첫 출발 지점부터 문화·예술에 대한 탄압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정부가 맹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고경일 우리만화연대 회장, 전세훈 웹툰협회 회장 등 웹툰·만화계 인사들이 참석해 문체부의 조처를 비판했다. 고경일 회장은 “풍자는 누구를 풍자해야 하나. 당연히 권력”이라며 “박근혜·이명박 정권에서도 공모전이 있었고 그때도 풍자만화가 입상권에 들어서 상을 받은 기록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전세훈 회장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무대 위에 오른 이상 조명을 받고, 주목을 받는 위치에 있게 되면 누구든 풍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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