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 도착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신년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돼 퇴원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을 자택에서 만난 참석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현직 두 대통령의 통화는 이 전 대통령이 오후 2시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 도착한 뒤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란다”는 말을 건넸고, 이에 이 전 대통령은 “감사하다”는 말로 인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전 대통령 자택에는 국민의힘 소속 권성동, 윤한홍, 류성걸, 박정하 의원 등을 비롯해 옛 친이명박계 인사들이 퇴원한 이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모여 있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형 집행이) 다 끝났으니 다들 좋아했다”며 “일부 참석자는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전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을 만난 뒤 “(이 전 대통령이) 본인의 개인적 소회를 말씀하셨고 ‘나라 경제가 어려우니까 우리 모두 합심해서 나라가 잘되도록 기도하자’ ‘굳건한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하자’라고 말씀하셨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사면·복권을 계기로 친이계 의원들이 다시 결집하는 게 아닌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친이·친박(친박근혜)이라는 개념은 이미 사라진 개념이라고 본다”며 “과거에 정치적 인연이 있던 분들이 서로 인간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 어떤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한 뒤 논현동 집 앞에서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돼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5년 동안 많은 분들이, 특히 젊은층이 저를 성원해주시고 기도해주신 데 대해 지금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드리고 싶다. 코로나로 지난 3년간 국민 여러분, 기업하시는 분들 어려움 겪고 계셨다. 크게 위로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횡령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2018년 3월 수감돼 안양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지난 6월부터 당뇨 등 건강 문제로 형집행정지를 받고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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