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한국의 자체 핵무장에 선을 그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비판하는 일부 강경 보수세력을 향해 “(자체 핵무장처럼) 가능하지 않은 일을 가능한 것처럼 전제하며 워싱턴 선언을 비판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국민 기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가 심각해지면 자체 핵을 보유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워싱턴 선언에 대해서 트집 잡고 깎아내리기 바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핵 우선 보장’이 아니라 ‘핵 족쇄를 찼다’는 말까지 한다”며 “(자체 핵무장처럼) 가능하지 않은 일을 가능한 것처럼 전제하며 워싱턴 선언을 비판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국민 기만”이라고 말했다. 일부 강성 보수 쪽이 북핵 대응 상설협의체인 한미 핵협의그룹을 만드는 대신 한국의 자체 핵보유에는 선을 그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불만을 나타낸 것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북한을 마음 속의 조국으로 여겨 북핵을 대한민국의 핵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면, 독자적 핵무장이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의미할 수밖에 없다”며 “엔피티를 탈퇴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나. 유엔(UN)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대한민국은 전통적 서방 진영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게 우리나라가 택할 수 있는 길인가”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자체 핵무장’은 지난 1월 윤 대통령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11일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더 (북핵) 문제가 심각해지면 대한민국에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한국 자체 핵무장론 논란을 낳았다.
윤 원내대표는 ‘올해 초 윤 대통령의 자체 핵무장론 발언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인가’라는 물음에 “제 발언은, 엔피티 탈퇴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나. 자체 핵무장을 하자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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