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9월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9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 발의와 ‘방송장악 시도 의혹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 여부를 두고 막바지 검토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이번 본회의에서 여당이 ‘절대 반대’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도 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여야 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내일(8일) 의원총회에서 (이동관 위원장) 탄핵소추안과 방송장악 의혹 등의 국정조사 관련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한겨레에 “이 위원장은 방송 편성에 관여하고 제한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방송법과 헌법을 위반했고, 방송문화진흥회법 위반 등 개별법 위반 사항이 매우 많아 탄핵 사유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5인의 상임위원을 둬야 하는 방통위가 대통령이 추천한 2인 체제(이동관 위원장, 이상인 위원)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을 이 위원장이 방임한 점 또한 탄핵 사유가 된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추천한 최민희 방통위 상임위원 후보자는 이날 “나는 윤석열 정부 방송장악의 희생양”이라며 사퇴했다. 최 후보자는 지난 3월 민주당 몫으로 추천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적 편향성’ 등을 이유로 7개월 넘게 임명을 거부해왔다.
민주당은 방송장악 시도 의혹과 함께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사망 사건, 충북 오송 참사 관련 국정조사 요구서도 9일 본회의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본회의 직전 열리는 의총에선 노란봉투법·방송3법 처리 여부도 논의하는데,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에 처리했어야 한다’는 기류여서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탄핵 중독’으로 금단 현상이라도 생긴 건지, 민주당의 무분별한 탄핵 주장이 벌써 몇번째냐.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안을 다수 의석으로 밀어붙이는 건 의회 폭거”라며 “지금이라도 법안 강행 추진과 무리한 탄핵 추진을 재고하라”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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