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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견 내면 공격받을 게 뻔해”…청년들이 꼽은 민주당 현주소

등록 2023-11-19 18:40수정 2023-11-19 22:15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청년 간담회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칙과 상식 1. 민심소통: 청년에게 듣는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의 비이재명계(비명계) 김종민·윤영찬·이상민·이원욱·조응천 의원(가나다순)이 주최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칙과 상식 1. 민심소통: 청년에게 듣는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의 비이재명계(비명계) 김종민·윤영찬·이상민·이원욱·조응천 의원(가나다순)이 주최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집권 여당이 폭정을 하면 제1야당이 폭정으로부터 국민을 지켜야 할 거 아닙니까. 그런데 국민한테 제1야당을 지켜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특별법을 (논의) 하는 게 아니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검찰 수사팀장인) 이정섭 검사 탄핵안 이런 걸 (논의) 하고 있습니다”(하헌기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선 민주당을 향한 청년들의 쓴소리가 가감 없이 쏟아졌다. 이 간담회는 지난 16일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참여하는 민주당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이 출범 뒤 청년과의 소통을 위해 마련한 첫 행사다. 간담회에 참석한 청년들은 민주당의 현주소를 “내로남불”, “경색”, “공포”라고 규정하며,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을 요구했다.

청년들은 민주당이 상실한 공정의 가치를 되찾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한울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지도부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편 가르기식 정치, 당내 민주주의 파괴 행위는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있었고, 이때 잉태된 사안들이 이 대표 체제 이후로 특히 극심해졌다”며 “이 사안을 만들게 된 근본 원인에 대해 정확히 평가하고 반성하고 책임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종우 전국대학생위 수석부위원장은 “당이 기본적으로 사과하고 잘못한 걸 인정하고 넘어가는 것부터 이뤄줘야 공정이란 단어가 우리 당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들은 ‘청년 비하’ 논란이 발생한 민주당의 캠페인용 펼침막 문구를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전성균 경기 화성시의원은 “(펼침막) 문구가 우리 당이 청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고스란히 드러냈다. 경제와 정치를 모르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청년은 정치를 몰라 관심을 안 두는 게 아니라 그럴 여유가 없어서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라며 “(이번 문구가) 2030세대가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오는 문을 막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헌기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지난해 대선 슬로건이었던 ‘나를 위해 이재명’이 청년을 공략한 메시지였던 점을 거론하며 “(당시 슬로건은) 요새 2030이 국가비전보다 자기에게 이익 주는 걸 좋아해서 이재명을 뽑으라는 뜻”이라며 “대선때부터 이어져내려오는 입으로만 2030 표심을 얘기하는 사고방식이 깔려 있으면 (이런 논란이) 계속 나올 거라 생각하기에 우려스럽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민주당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단어’로 “경색”, “내로남불”, “공포” “독재” 등을 꼽기도 했다. ‘경색’이라 답한 김민재 경남도당 대학생위원장은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하고 토론할 수 있을 때 정당이 좀 더 역동적이고 다채로울 수 있는데, (현재의 민주당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 참석을 두고도 “(당에서) 이견을 표출하면 공격받고 당 주류의 의견과 다른 의견을 내면 공격받을 게 뻔한데, 이런 토론 자리에 나오는 게 고민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원칙과 상식은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민심 청취 행보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이원욱 의원은 “가급적 매주 수요일 일요일 민심청취 시간을 가지려 한다”며 “당내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가 잘못한 점에 대해 필요하다면 우리 입장을 내면서 앞으로 모임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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