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선거법을 지켜달라”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거대 양당 정치를 넘어 다당제를 실현해야 한다며 ‘준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 유지와 위성정당 방지’를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에 남아 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 제가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다. 선거법만 지켜달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 유지를 촉구하며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용인정에 불출마하고, 험지를 포함해 당에서 정해주는 지역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병립형 비례제로 회귀하려는 조짐에 변함이 없자 이날 아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28일 유튜브 방송에서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고 말했고, 홍익표 원내대표도 지난 5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든 약속을 지켜야 되느냐”고 말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에 따라 각 당에 의석수를 배분한 뒤,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수가 그보다 모자랄 경우 그 절반을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거대 양당제의 폐단을 줄이고 다양성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 의석을 단순 배분하는 제도로, 2016년 총선까지 시행됐다.
이 의원은 “(선거제는) 한번 퇴행하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며 병립형 비례제로 회귀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서는 “‘멋지게 이기자’, 양당 기득권이 아니라 국민 편에 서겠다던 국민 약속을 지키고 연합정치로 더 크게 이기자”고 말했다. 이 대표의 말로 그의 논리를 반박한 것이다.
이 의원은 “정치개혁의 핵심은 증오 정치의 판을 깨는 것이다. ‘문제 해결’ 정치를 위해서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같은 정책을 가진 세력과 연합하는, 연합 정치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14일 선거제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열지만, 결론에 이를지는 미지수다. 홍익표 대표는 연내 선거제도 관련 방침을 정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홍성국 민주당 의원(세종갑·초선)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후진적인 정치 구조가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 (국회의원으로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미래학 연구자’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