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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총선 뒤에도 김건희 특검 절대불가’…한동훈, 당·정·대 결론대로

등록 2023-12-26 20:18수정 2023-12-27 12:05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각)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각)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원장은 26일, 자신의 첫 시험대로 꼽힌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두고 “총선용 악법이라는 입장을 충분히 갖고 있다”며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보수층에서도 특검법 지지가 상당한 상황에서, 여론을 거스르더라도 ‘김건희 방탄’은 해내겠다는 뜻을 공표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예정대로 오는 28일 김 여사 특검법을 표결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 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다루는 김 여사 특검법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여러 의견을 밝혔다”며 이렇게 말했다.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하기 좋게 딱 시점을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19일)이라는 데서 생각이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특검 수용 불가는 ‘법 앞에 예외는 없다’고 한 발언과 배치되는 것 같다”는 물음에는 “(그건 기자의) 생각일 뿐”이라고 쏘아붙였다. 한 비대위원장은 “악법” 발언을 한 지난 19일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는 말도 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고위 당·정·대(당·정부·대통령실) 회의 결론을 그대로 따르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그는 “오늘부터는 여당을 이끄는 비상대책위원장이기 때문에 당과 충분히 논의된 내용에 대해 책임 있게 발언하고 과감하게 실천할 것이다. 당에서, 원내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충분히 보고받고, 같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당·정·대는 한 위원장 취임 전날 비공개 고위회의를 열어 “김건희 여사 특검은 총선 후 추진 등 조건부 수용도 절대 불가능하다”고 결정했다.

이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보다 무려 10년도 더 전에 일어났으며, 윤 대통령이 김 여사와 결혼하기도 전에 일어난 일”이라며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는 특검이 성립될 수 없다”며 여론전에 나섰다.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한 위원장의 태도는 여당이 대통령실에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를 가늠할 시험대로 주목받았다. 일부에서는 한 위원장이 특검법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하거나, 김 여사를 관리할 제2부속실 설치, 특별감찰관 도입 등의 방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있었다. 여론도 김 여사 특검법 지지가 높은 상태다. 국민일보가 지난 7~8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과 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70%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응답(20%)을 크게 앞섰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47%로, 행사해야 한다는 응답(39%)보다 높았다.

하지만 한 위원장이 여론을 따르기보다는 대통령실의 뜻을 따르겠다고 ‘공표’한 것을 두고, 당 안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영남의 한 초선 의원은 “특별감찰관제 도입 같은 최소한의 성의라도 국민들한테 보이고 마음을 다독여야 하는데, 그냥 ‘악법’이라고 반대하는 건 무리수”라고 지적했다.

야당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국민은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을 원한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두렵고 어렵나”라고 말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법 앞에선 영부인도, 한 위원장의 ‘형수님’도 방탄은 있을 수 없다”며 “28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치고 당사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치고 당사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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