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시민 여러분께서 상대를 쓰러뜨리려는 검투사의 검술을 즐기러 콜로세움으로 가는 발길을 멈춰달라”며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하고,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총선을 석달 남짓 앞두고 여권에 분화가 일어났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이 세차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서울 노원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변화가 없는 정치판을 바라보며 기다릴 수 없었다”며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개혁신당(가칭)이라는 이름으로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서를 냈다”고 말했다. 2021년 6월, 36살로 당대표에 뽑히며 주목받았으나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불화 끝에 2년6개월 만에 탈당에 이른 것이다. 그는 12년 전인 2011년 12월27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에 합류해 정계 입문했다.
이 전 대표는 “지금도 누군가는 대한민국의 위기 속에서도 상대를 악으로 상정하고 청산하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한다. 대통령과 당대표가 모두 군인이던 시대를 이겨낸 우리가 왜 다시 검찰과 경찰이 주도하는 정치적 결사체 때문에 중요한 시대적 과제들을 제쳐놓고 극한 대립을 강요받아야 하느냐”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총선 전 (국민의힘과) 재결합 시나리오는 부정하고 시작하겠다. 선거 뒤에도 총선 이후에도 (연대) 가능성은 약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젊음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무책임한 현재 위정자들과 달리 저는 지금 하는 주장과 선택에 대해 30년 뒤에도 살아 평가받을 확률이 높다”며 “누가 내는 대안이 더 진실하고 절박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총선 목표에 관해서는 “다다익선”이라며 “최대 60~80명 정도 (지역구) 출마 가능 자원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권의) 책임 있는 모 인사”로부터 총괄 선거대책위원장과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 출마 등을 제안받은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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