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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잿더미 바라보며 갈등 불끄기…“어디 장소가 없어서” 비판도

등록 2024-01-23 18:47

윤-한, 현장방문 동행 급히 조율
“재난 현장을 화해 무대로” 비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퇴 요구’로 충돌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직접 대면해 화해 분위기를 연출한 장소는 전날 밤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 수산물특화시장 현장이었다.

 이날 서천 기온은 영하 6.3도에 눈바람이 매우 거세게 불었다. 한 위원장이 오후 1시께 화재 현장에 먼저 도착해 김태흠 충남지사 등과 함께 기다렸고, 약 40분 뒤 윤 대통령이 도착했다. 한 위원장은 허리를 90도 가까이 숙여 인사했고, 윤 대통령은 악수를 나누며 한 위원장의 어깨를 한 손으로 툭 치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등은 약 2분 동안 권혁민 충남 소방본부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들은 뒤, 피해 현장을 돌며 복구·지원 대책 등을 점검하고 작업 인원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상가 1층 로비에서 상인들을 만나 “명절을 앞두고 얼마나 상심이 크시냐. 여러분들이 바로 영업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해 드리겠다”며 동행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즉각 지원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특별재난지역 선포 가능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현장을 둘러 본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대통령 전용열차로 함께 서울로 복귀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 가는 사람들은 열차로 같이 갑시다”라고 말하자, 한 위원장이 “자리 있습니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열차 안에서 두 사람은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 등이 동석한 가운데 마주 앉았다고 한다.

서울역에 도착한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열차에서 윤 대통령과) 여러 가지 민생 지원에 관한 얘기를 길게 주고 받았다”며 “(갈등설은)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이다. 저희는 민생 지원에 관한 얘기를 서로 잘 나눴다. (윤 대통령이) 민생에 관한 지원책이라든가 건설적인 말씀을 많이 하셨고, 제가 잘 들었다”고 했다.

이날 서천 방문을 두고, 윤 대통령이 재난 현장을 당정 화해의 무대로 활용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아무리 윤석열-한동훈 브로맨스 화해쇼가 급했다지만, 하룻밤 사이에 잿더미가 된 서천특화시장과 삶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을 어떻게 배경으로 삼을 생각을 하느냐”고 논평했다. 그는 “국민의 아픔은 윤석열-한동훈 정치쇼를 위한 무대와 소품이 아니다”라고 했다. 보수 논객인 정규재 전 펜앤드마이크 주필은 페이스북에 “어디 장소가 없어서 재난 현장을 화해의 정치쇼로 덧칠한다는 말인가”라며 “그런 장소에서 두 사람이 만나면 언론들은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 같으냐”고 비판했다. 

상인들은 윤 대통령을 향해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상인회 건물 2층에서 대기하던 상인들과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인 임명수(66)씨는 “현금 지원이 절실한 우리 사정을 대통령에게 말하려고 했는데 대통령이 사진 찍고 가버렸다. 한 위원장이랑 갈등이 있으니까 국민 여론 때문에 그냥 보여주기식으로 온 것 아니냐”고 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김태흠 충남지사의 안내로 상가동 1층에서 피해 상인 대표들을 만나 요청사항을 듣고, 관계 장관들에게 복구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태흠 지사는 상인들에게 “여러분들이 2층에 모여있는 걸 전혀 몰랐다. 1층에 있던 사람들이 피해 상인인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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