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에 논의중단 요구…여 “비상식적 행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28일 전시 작전통제권 논의의 즉각 중단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합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주권을 미국이 가져달라고 요청하는 비상식적인 행태’라며 강하게 반발해, 전시 작통권 문제를 둘러싼 정치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 대표로서 전시 작통권 문제를 중심으로 노 대통령과 터놓고 이야기하기 위해 영수회담을 제안한다”며 “노 대통령은 즉각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지지율 10%인 정부와 여당이 이 문제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국회 차원에서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각 정당에 제안했다.
강 대표는 이 밖에 “9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를 합의하고, 연말 연례안보협의회에서 마지막 합의를 거쳐 올해 안에 실무추진단을 발족시킨다는 정부 일정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혀, 한-미 정상회담 의제에서 전시 작통권 문제를 아예 제외시키라는 당의 요구를 다시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황진하 국제위원장을 29일 미국에 파견해 미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전시 작통권 이양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한-미 동맹 균열이나 약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는데도, 한나라당 의원들이 우리나라의 전시 작통권을 (미국이) 가져달라고 미국까지 가서 호소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볼 때,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편,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한나라당의 제의에 대해 “회담 필요성 여부나 형식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고 밝혀, 유보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노 대통령이 이번 주말 유럽·미국 순방에 나설 예정인데다 이번 주 대통령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순방 출국 전 회담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권태호 이지은 기자 ho@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