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7일, 교수 노조 문제를 놓고 “(허용에 반대한다는) 발언은 내 주관”이라며 반대 의사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전 강원 삼척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동해·삼척 당원협의회 당직자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장애아 낙태 허용’ 발언은 “오해다. (모자보건)법에 예외가 되는 부분을 분명히 이야기했다”며 파장을 가라앉히려 애썼다. 논란을 빚는 사안에 대해 자기 뜻을 분명히 밝히되, 문제가 되는 부분은 최대한 해명하겠다는 태도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쪽의 검증 공세에 대해서는 “절차를 밟아 당에서 주관해야 한다. 음모성이나 남을 음해하기 위한 네거티브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선거법에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이날 오전 ‘동해안 경쟁력과 해양관광개발 포럼’에 참석한 그는,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포럼 회원 말고는 참석을 통제하자 “선거법이 매우 까다롭다. 선거법은 (선거를) 공정하게 잘 하자는 것이지 국가발전을 위한 토론을 못하도록 막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선관위) 직원들이 와 있는데, 그런 것을 잘 생각하고 적용하는 것이 좋겠다”며 직설적으로 지적한 뒤 “지역 발전을 위해 토론한다는데 많은 사람들이 참여토록 해야지 이를 막는 것은 선관위 역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시장은 이날 오후 사북복지회관에서 열린 고한·사북 당원협의회 간담회에서도 자신의 ‘경선 규칙 양보’가 당을 위한 것이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시끄럽고, 우리끼리 자꾸 싸워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당이 화합하고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이날 태백 중앙병원을 찾아 진폐환자를 만난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왜 눈물을 흘렸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눈물을 흘렸어요?”라며 쑥스럽게 반문한 뒤 “부모님이 젊어서 고생해서 자식들을 키웠다. 우리 어머니도 고생을 너무 해서 빨리 돌아가셨는데, 어르신들을 보니 생각이 나네…”라고 답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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