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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4일 밤부터 15분 분량 회견문 직접 집필”

등록 2007-11-06 20:10수정 2007-11-06 23:40

‘남북 정상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대선운동본부’ 회원들이 6일 오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반대하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김진수 jsk@hani.co.kr
‘남북 정상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대선운동본부’ 회원들이 6일 오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반대하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김진수 jsk@hani.co.kr
이회창, 8일 출마선언
회견장 혼자 나서 비장함 강조할듯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잠행에 들어간 닷새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을까?

이 전 총재는 지난 2일 오후 부인 한인옥씨와 함께 서울 서빙고동 자택을 나서 지방으로 떠났다. 정국은 그의 출마설을 놓고 요동쳤지만, 그는 이흥주 특보를 통해 사실상 출마선언을 한 6일까지 별다른 말이 없었다.

이 특보는 이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이 전 총재에게 출마선언을 앞당길 것을 재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발표가 늦어지면 출마선언을 하기도 전에 여론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총재도 이를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상경 시기를 늦춘 것은 출마 명분을 다듬고 출마 선언문을 직접 작성하는 데 온 정성을 기울였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 특보는 “가슴에 묻었던 얘기와 자신이 처한 상황 등을 국민에게 말하게 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을 자꾸 자극하는 이야기는 안 할 것이다. 그것을 고심하느라 탈고가 늦어졌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간 동안 이 전 총재를 직접 수행한 이채관 부장은 이 전 총재가 머문 곳에 대해 “서울에서 두세 시간 거리의 친지 집으로 방이 두 개밖에 없다. 휴대폰도 연결되지 않는 곳”이라고만 전했다. 이 부장은 또 “신문도 사다 드렸지만 그대로 쌓아두셨더라. 뒤적거린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지지율 (급등) 소식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장] 출마 하루 전, 이 전총재 집 주변 ‘찬반 세력’ 충돌

[%%TAGSTORY1%%]

이 전 총재는 2일 밤부터 4일 낮까지 이틀 동안 고민을 거듭하다 결단을 내리고, 4일 밤부터는 직접 기자회견 연설문 집필에 들어가 6일 연설문 작성을 끝냈다. 분량은 15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는 이곳에서 계속 머물다 7일 기자회견장인 서울 남대문 단암빌딩으로 곧바로 올라올 생각이라고 한다. 출마 선언에 앞서 자택으로 갈 경우, 집 앞에 진치고 있는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과 부딪쳐 볼썽사나운 장면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쪽이 출마 만류를 위해 들이닥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집에 들어가지 않고 있다고 한 측근 인사는 전했다.


기자회견을 비좁은 편인 단암빌딩의 이 전 총재 사무실에서 하기로 한 데에는 이 전 총재 쪽의 감상적인 배경이 깔려 있다. 두 차례 대선 패배와 불법 대선자금으로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2004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울분과 외로움을 곱씹었던 바로 그 장소에서 부활을 선언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염두에 둔 것이다. 회견장에 보좌진이 병풍처럼 늘어서는 일도 없이, 혼자 회견에 나선다는 점도 또다른 상징이다. 이 특보는 “혈혈단신 국민 앞에 서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단기필마’의 비장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동정 여론을 불러일으켜 ‘대선 3수’에 대한 비판 여론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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