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BBK 공정수사’ 촉구
박 전 대표에 화해 몸짓
박 전 대표에 화해 몸짓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20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비비케이(BBK) 사건 연루 의혹, 자녀의 위장 전입·취업, 경제 대통령 이미지의 허상 등을 망라했다. 검찰의 비비케이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온힘을 쏟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은 명예와 사활을 걸고 비비케이 사건의 진실을 최대한 빨리 공정하게 밝혀야 한다. 정치권 눈치보기 등으로 좌고우면 한다면 이는 검찰에 역사적인 치욕이 될 것이고, 위상에도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 자녀의 위장 취업건도 들췄다. 이회창 후보는 “사실 이명박 후보 자녀의 위장 전입과 위장 취업에 곁들인 탈세 사건이 다른 어떤 사건보다도 심각하다고 본다”며 “비비케이란 큰 구름에 가렸지만, 사회의 정직성이나 도덕성과 직결된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또 “오직 건설회사 사장을 오래 했다고 경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선전하는 것은 참 큰일”이라며 “경부·호남 운하 등 이 후보의 경제공약은 대체로 토목공사 공약인데, 이런 발상으로 나라의 미래를 열겠다는 것은 부족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후보 쪽 인사들을 향해선 “한 자리 하려고 구름떼처럼 몰려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 후보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공개 사과 형식을 띤 ‘러브콜’도 보냈다. 그는 “한나라당 경선에서 제가 ‘지나친 경선’이라며 경선전이 네거티브 쪽으로 빠지는 것을 경계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겪으면서 박 전 대표 쪽에서 이명박 후보의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던 심정이 좀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이회창 후보가 이제야 그렇게 말하는 건 속이 보인다”면서도 “비비케이 수사 결과에 따라 박 전 대표 태도가 변할 여지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명박 후보는 이날 오후 방영된 <한국방송> ‘단박 인터뷰’에서 이회창 후보의 비난 공세를 두고 “점잖은 분이 왜 그러시는지 …”라며 “결국은 지지율을 의식한 행동 같다. 정치지만 품위를 지켜 달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