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 선거사무실에서 국방정책과 관련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 후보는 “국방예산을 확충하고 사병의 휴가기간을 2배로 늘리는 등 군심을 결집시켜 정예강군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회창, 대선잔금 쓰는것 아닌가”-“이명박, 노대통령과 뒷거래 의혹”
대선 투표일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한나라당과 이회창 무소속 후보 사이의 공방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지지층이 겹치는 ‘보수 텃밭’에서 한 표라도 더 긁어오려는 막판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열린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회의에선 이회창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비판이 쏟아졌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지금까지 이회창 후보쪽에서 발표한 브리핑 84건 중 61건이 비비케이에 관한 것이었다. 이는 범여권의 2중대를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현재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3등으로 떨어졌고, 15%도 안 나와 선거비용도 보장받지 못할 텐데 정당 만들겠다고 한다. (창당비용은) 대선잔금 유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여전히 제기된다”며 “즉각 후보 사퇴하고 진실을 고백하라”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김혁규 전 의원의 이회창 후보 지지선언과 관련해, “정치의 자유경쟁 시장에서 밀려난 정치철새들에게 안식처까지 제공하는 구태정치가 이회창 후보가 말하는 법과 원칙의 정치인지 묻고 싶다”고 몰아붙였다.
이회창 후보는 직접 칼을 빼들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아직 의혹이 풀리지 않은 후보가 당선된다면 향후 5년은 각종 비리와 의혹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국론이 분열되고, 경제살리기는 시도조차 하지 못할 것”이라며 “적당히 타협하고 원칙도 신념도 없이 여기 저기서 딴말하는 기회주의적 태도로는 노무현 정권이 대한민국의 심장에 박은 대못을 확실히 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어차피 이번 대선은 보수 대 보수의 구도인만큼 고민하지 말고 저를 찍어 달라”는 말도 곁들였다.
이명박 후보를 둘러싼 정치적 뒷거래설도 이회창 후보 쪽은 제기했다.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이날 오전회의에서 “(검찰의 비비케이 수사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후보 간의 뒷거래 의혹이 회자되고 있다. 이명박 후보를 찍으면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권연장”이라고 주장했다. 류근찬 대변인도 “도저히 결합할 수 없는 한국노총과 이명박 후보의 부적절한 관계를 놓고 양쪽 간에 정치적 뒷거래가 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는 논평을 냈다.
이유주현 성연철 기자 edig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