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동교동계 비판
“DJ 뜻이 지분챙기기에 있지 않을것”
문재인 대표에도 일침
“DJ지지층은 대북송금 특검에 분노”
권노갑 “전날 발언은
모두가 참여하는 당 운영 말한것”
문 대표는 적극 해명 안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맨 앞)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려고 추미애 최고위원(맨 오른쪽) 등 지도부와 함께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동교동계의 4·29 재보궐선거 지원 선언으로 계파 갈등이 봉합될 듯 보였던 새정치민주연합은, 8일 권노갑 전 상임고문의 ‘6 대 4 지분’ 발언 후폭풍으로 온종일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김대중(DJ·디제이) 전 대통령이 생전에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받들어 지지세력을 규합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을 들며 “(동교동계가) 묘소 앞에서 분열의 결의를 하는 것은 (김 전 대통령 유지를) 왜곡한 것이며, 또 그분의 뜻이 가신의 지분을 챙기라는 데 있지 않을 것”이라고 정색하고 동교동계의 행태를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 지지세력이 가장 분노하고 좌절했던 사건이 대북송금 특검이었다”며 문재인 대표를 겨냥했다. 추 최고위원의 날선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문 대표는 줄곧 굳은 표정으로 추 최고위원을 주시했으나 별다른 반박이나 언급은 하지 않았다.
추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싸우면서 6(주류) 대 4(비주류) (지분) 나눠먹기를 하면 그게 옳은 것이냐”며 “문 대표가 대북송금 특검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하고 ‘앞장서 노력할 테니 도와달라’고 해야 한다”고 말해 문 대표의 대북송금 특검 사과를 주문했다.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전 의원들은 곧바로 진의가 왜곡됐다며 해명에 나섰다. 권 고문은 이날 오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 최고위원이) 한참 모르는 얘기를 한 것”이라며 “정당정치 관행상 주류 60%+비주류 40% 배합한 정신을 문재인 대표도 이어나가길 바란다는 전날 발언은 지난해 11월5일 문 대표에게 한 것으로, 모두가 동참하는 당 운영을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책엑스포 폐막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이 더 대동단결하자는 말씀을 한번 더 강조해주신 것으로 받아들여 달라”고만 말했다. 문 대표가 권 고문 발언으로 촉발된 ‘지분 나누기 설’에 대해 명확하게 반박하거나 적극적인 해명을 않는 데 대해 당 내부에선 자칫 당내 갈등을 더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지분 나누기 설과 관련해선) 권 고문과 원칙선의 얘기를 나눈 것이기 때문에 대표가 이를 부인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권 고문과 박지원 의원의 재보궐 지원 공개약속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혼선이 이어지면서 당의 ‘호남 끌어안기’ 작업도 탄력이 붙지 않는 모양새다. 권 고문은 9일 광주 서구을에 이어 10일에 서울 관악을을 방문하는 등 사실상 선거 지원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추 최고위원 발언 이후 동교동계 일각에선 권 고문의 관악을 행보를 만류하는 상황이다. 동교동계 이훈평 전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관악을 선거대책위원장인 추 최고위원이 우리를 지분이나 요구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는데 우리가 무슨 낯으로 관악을에 가겠느냐”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관련 영상] ‘재수생 프리미엄’ 문재인 단독질주 /돌직구 47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