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일인 2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성초등학교에 마련된 서림동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본인 확인을 하기 위해 줄서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재보궐선거는 여당의 무덤’이라는 정치권의 속설은 옛말이 됐다. 4·29 재보선에서도 여당이 사실상 압승을 거두면서, 박근혜 정부 들어 치러진 재보궐선거는 여당이 모두 ‘싹쓸이’하고 있다. 지난 이명박 정부 때도 여당이 승리한 재보궐선거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선거 때마다 여당이 매번 압승을 거두지는 못했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치러진 4번의 재보선 때마다 세월호 참사나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 언제나 정부·여당에 불리한 악재가 이어졌지만 야당은 이를 살리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불통 인사’ 논란 속에 치러진 2013년 4월 첫 재보선에서는 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 안철수 의원이 당선됐는데, 당시 안 의원이 무소속이어서 야당인 민주당은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6개월 뒤 10월 재보선에서도 서청원, 박명재 두 새누리당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지난해 7·30 재보선은 15석을 놓고 여야가 경쟁한 ‘미니 총선’급이었지만, 당시에도 새정치민주연합은 텃밭인 광주·전남에서 3석을 포함해 5석을 얻는 데 그쳤다. 새누리당은 이정현 후보 등 호남에서도 당선자를 내며 10석을 얻어 압승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석달여 만에 치러진 선거인데도 야당은 속수무책이었다.
이번 선거까지 포함해 집계하면, 현 정부 들어 치러진 24곳의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은 17곳에서 승리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5곳(무소속 2곳)에서 당선자를 내는 데 그쳤다. 새누리당은 이번 재보선에서도 연초 불거진 ‘정윤회씨 국정개입’ 문건이나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 악재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해 확실한 구심점의 존재 여부가 승패를 갈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여당이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확실한 구심점이 있는 반면, 야당은 지지층 결집을 주도할 확실한 인물이 없었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으로부터 ‘선거개입’이란 반발을 불러올 정도로, 재보선 전날 지지층이 결집할 수 있는 강한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