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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근혜 마케팅’ 없이, ‘성완종 리스트’ 넘어 김무성 ‘홀로서기’의 승리

등록 2015-04-30 00:09수정 2015-04-30 18:48

4·29 재보선 여당 압승

대통령 사과 압박 등 선거 주도
당 장악력 강화…대선주자 부상
4·29 재보궐선거를 여당의 압승으로 이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당 장악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 유력한 대선 주자로서의 위상도 더욱 굳어질 전망이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란 악재 속에서도 이완구 총리 경질을 선제적으로 요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압박하는 등 선거를 주도해 일궈낸 승리란 점에서 ‘독자 행보’에 나설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김 대표는 이번엔 ‘박근혜 마케팅’도 펼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측근들이 성완종 리스트에 줄줄이 이름이 오른 상황에서 박 대통령을 앞세운 전략이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겠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는 오롯이 ‘김무성의 승리’가 되었다.

김 대표가 악조건 속에서도 선거를 주도해 승리로 이끌었다는 점이 평가를 받으면서 여당 내부에서 김 대표의 입지는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친박(친박근혜계)의 견제 등으로 여의도연구원장 한 명 임명하지 못하던 김 대표였지만 이전과는 위상이 확연히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정치학)는 “김 대표가 여권의 구심점으로 떠오르면서 여당을 친정 체제로 재편할 힘을 얻게 됐다”며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여당 내부 힘의 무게중심은 김 대표 쪽으로 급속히 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가 명실상부한 여권의 대선 주자로서 지위를 굳힘에 따라 청와대와 거리를 두면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키울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대표와 함께 비박(비박근혜계) 지도부 체제를 꾸리고 있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김 대표의 여권 내 입지가 기대만큼 강화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 하루 전에 메시지를 발표해 선거에 나름대로 ‘기여’한 측면이 있는데다, 여당의 승리는 성완종 리스트로 수세에 몰린 박 대통령에게 정치적 ‘면죄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학)는 “이완구 총리 사퇴 및 대통령의 입장 표명 요구 등 김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측면도 크지만, 선거 막판 와병 중에 박 대통령이 공세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여권 지지층을 결집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는 만큼 김 대표가 크게 부각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의 승리가 야권의 허약한 대응과 후보 난립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댄 측면이 크다는 점에서 공을 김 대표에게만 돌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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