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298명 후원금 지출 전수조사 (하)
후원금 불법지출 등 조사 부실
11명 위법사항 중 3건만 조처
‘딸 쿠키점 간담회’ 등 허위기재
“특별히 의심 안해…조사해 볼 것”
의원은 술집 사용내역 취소했는데
선관위 “단란주점 지출 알고 있었다”
거짓 답변하다 거듭 취재질문에
“물어본 적 없다” 말 바꿔
후원금 불법지출 등 조사 부실
11명 위법사항 중 3건만 조처
‘딸 쿠키점 간담회’ 등 허위기재
“특별히 의심 안해…조사해 볼 것”
의원은 술집 사용내역 취소했는데
선관위 “단란주점 지출 알고 있었다”
거짓 답변하다 거듭 취재질문에
“물어본 적 없다” 말 바꿔
<한겨레>가 19대 국회의원 298명(사퇴자 포함)의 2015년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에서 확인한 불법·부적절 지출을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대부분 모르고 있었다. 선관위가 정치자금의 허위기재·불법지출을 조사할 법적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겨레> 취재 결과 사적 사용, 허위 기재, 차용증 없는 차입 등 11명의 위법 사항이 확인됐으나 이 중 선관위가 사전에 파악해 소명을 요구하거나 경고 등의 조치를 내린 경우는 3건에 그쳤다. 충남 논산시 선관위는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정치자금으로 지난해 4월 형수 장례식에 보낸 조화 대금 10만원에 대해 지난 3월 구두경고 조치했다. 지난해 1월 사적 모임인 ‘신라회’에 정치자금으로 회비 100만원 등을 낸 박맹우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서도 울산 남구 선관위는 지난 3월 경고 조치했다. 중앙선관위도 회계책임자에게 빌린 정치자금의 이자 변제 계획이 명확하지 않은 홍의락 무소속 의원(전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위법 여부를 조사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관위는 관련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 김영환 국민의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딸 쿠키점에서 11차례(192만200원) 간담회를 열었다고 허위 기재하고 정치자금을 와인바 등에 지출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회계보고를 받은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선관위는 “특별히 의심이 가지 않아 넘어갔다”며 “조사해 보겠다”고 뒤늦게 밝혔다. 정치자금법 43조를 보면, 선관위는 수입·지출과 관련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 회계책임자 등을 조사하거나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사실상 선관위의 책임과 권한이 큰 것이다.
의원실 해명을 그대로 믿고 확인하지 않은 지역 선관위도 있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한겨레> 취재 뒤 지난해 단란주점 등에서 지출한 232만5천원(12건)을 반납했다. 경북 의성군 선관위는 “지출보고서를 보고 유흥업소 여부를 의원실에 물어봤으나 (의원실이) 아니라고 했다”며 “4년째 정치자금 지출을 보고하는데 속인다고 의심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한겨레> 취재에 대해 거짓 해명을 한 경우도 있었다.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단란주점에서 쓴 15만원의 정치자금에 대해 3월31일 “착오로 결제했으나 지적을 겸허하게 수용해 선관위에 보고하고 취소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겨레>에 밝혔다. 이를 토대로 <한겨레>가 경남 거제시 선관위에 입장을 묻자 거제시 선관위는 “단란주점 지출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고 사유서를 받았다”고 거짓 답변했다가 거듭 취재하자 “물어본 적이 없다.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고 답변을 바꿨다.
정치자금법 조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선관위도 있었다.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선관위는 정치자금으로 향우회비를 낸 의원 사례에 대해 <한겨레>가 확인을 요청하자 “향우회 회원이고 정관에 따라 통상적인 회비를 납부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향우회비 납부 금지를 명시한 정치자금법 2조를 근거로 재차 질의하자 그제야 선관위는 “공직선거법 기부행위와 혼동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민경 김경욱 기자 salmat@hani.co.kr
[의원 298명 후원금 지출 전수조사]
▶밥값 6500만원·해외출장비 400만원 구체내역은 ‘깜깜’
▶여의도에 집 두고도 후원금으로 국회앞 오피스텔 빌려
▶정치활동이라도 호프집 간담회는 불법
▶[단독] ‘의원 후원금’ 딸 쿠키점·동생 카페서 쓰고도 거짓말
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관위는 정치자금법에 따라 수입·지출 보고서의 문제점을 조사할 의무가 있으나 다수의 지역 선관위는 '한겨레'가 확인한 위법사항을 알지 못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의원 298명 후원금 지출 전수조사]
▶밥값 6500만원·해외출장비 400만원 구체내역은 ‘깜깜’
▶여의도에 집 두고도 후원금으로 국회앞 오피스텔 빌려
▶정치활동이라도 호프집 간담회는 불법
▶[단독] ‘의원 후원금’ 딸 쿠키점·동생 카페서 쓰고도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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