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 조형수 변호사(가운데)가 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비자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관련 법안을 19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통과 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 강찬호 대표, 조 변호사,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안방의 세월호’ 가습기 살균제
당정협의회서 피해대책 논의
주무기관 총리실로 격상키로
더민주 “국회 특별위원회 설치하고
환노위서 ‘옥시법’ 제정 논의해야”
시민단체 “소비자집단소송법 처리를”
당정협의회서 피해대책 논의
주무기관 총리실로 격상키로
더민주 “국회 특별위원회 설치하고
환노위서 ‘옥시법’ 제정 논의해야”
시민단체 “소비자집단소송법 처리를”
새누리당이 8일 당정협의회에서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까지 거론하며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피해보상에 팔을 걷고 나섰다. 옥시 제품 유해성 실험을 한 서울대 교수가 구속되는 등 사태가 커지자 야당의 요구에 뒤늦게 발맞추는 것이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선출된 뒤 이날 처음 열린 당정협의회 주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대책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참석한 이 협의회에서 “유해성 때문에 선진국에서 시판되지 않는 제품이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시판 가능했냐”며 “국회는 진상조사에 착수하고, 청문회도 하겠다. 필요한 법 개정 준비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당정협의회 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검찰 수사가 끝난 뒤 청문회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필요하면 청문회를 한 뒤, 그래도 의혹 해소가 되지 않으면 국정조사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야당의 청문회 개최 요구에 미온적이던 기존 태도에서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이날 당정협의회에서는 피해 대책 주무기관을 환경부에서 국무총리실로 격상하고, 현재 서울아산병원 한 곳에서 이뤄지는 피해조사를 국립의료원과 다른 종합병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폐 이외 다른 장기 손상에도 인과관계가 있는지 정부 차원의 역학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기존 치료비·장례비 지원 외에 생활비 지원 방안도 적극 검토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국내 유통 중인 모든 ‘살생물제’의 유해성 여부를 내년 말까지 전수조사해,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제품은 시장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야당은 “만시지탄”이라면서도 여당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이재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늦었지만 국민과 우리 당의 요구인 청문회와 관련 법 개정을 수용한 것을 평가한다. 국회 차원의 특별위원회 설치에도 동의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더민주는 9일 가습기살균제대책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피해자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특히 생활용품 등에 사용된 화학물질 피해자 구제를 위한 ‘옥시법’ 제정도 논의할 예정이다. 국회에는 2013년부터 야당의 장하나·홍영표·이언주·심상정 의원이 각각 발의한 4건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법안이 계류 중이다. 야당은 9일과 11일 열리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에서 이들 4개 법안과 피해 대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관련 입법과 국회 특위 설치에 대해서는 3당 원내지도부가 구성된 뒤 논의하겠다고 했다. 권성동 의원은 “논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19대 국회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20대 국회에서 진행될 사안”이라고 했다.
한편,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참여연대·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와 서영교 더민주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2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막기 위해 19대 국회가 종료되기 전 소비자집단소송법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의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남일 고한솔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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