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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질본, ‘가습기메이트’ 유해성실험 미흡 알고도 방관했다”

등록 2016-08-17 21:43수정 2016-08-17 22:16

낮은 농도로 한차례 검사 그쳐
다른 농도 수차례 검사 필요하다는
안전성평가연 권고 묵살
새누리 정유섭 의원 자료 공개
질병관리본부가 2011년 가습기 살균제 독성실험을 소홀히 한 탓에, 에스케이(SK)케미칼·애경·이마트가 만들거나 판매한 가습기메이트의 유해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질병관리본부와 안전성평가연구소 연구 담당자들이 주고받은 전자우편 등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를 보면, 2011년 안전성평가연구소가 가습기 살균제 흡입 독성실험을 할 때,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은 유해성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의 조건이었다. 보통 사람마다 신체조건이나 사용 패턴이 달라, 노출 농도를 다르게 한 조건에서 여러번 실험해야 하는데, 질병관리본부는 낮은 농도에서 한 차례만 실험한 것이다. 결국 시엠아이티·엠아이티 성분과 폐질환의 인과관계를 밝힐 수 없는 구조였다.

안전성평가연구원은 실험 직전 이런 내용을 질병관리본부에 메일로 알렸지만 질병관리본부는 묵인했다.

정 의원은 “질병관리본부 실험 결과에 따라 폐 손상이 인정된 피에이치엠지(PHMG)·피지에이치(PGH) 가습기 살균제 업체(옥시·홈플러스 등)에만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부과 및 고발 조처됐으며 올해 1월 검찰 수사에서도 이 업체만 주요 수사 대상에 올랐다. 사실상 정부기관의 책임 방기로 유독물질이 면죄부를 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도 여러 의원들이 이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당시 시엠아이티·엠아이티에 대한 동물실험 표준화 기구를 갖춘 곳이 두 군데밖에 없었다”며 “가장 중요한 농도 조건에서만 실험할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시엠아이티·엠아이티가 포함된 제품은 다른 제품과 견줬을 때 농도 자체가 낮아 (옥시 등 다른 제품과) 똑같은 조건에서 실험을 했는데도 유해 노출량이 적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은 "(가습기 사용이 많은) 겨울을 앞두고 문제 있는 제품을 수거해야 하는 상황(급하게 실험을 진행한 것)은 이해하지만 (최종발표를 한) 2012년 2월 이후에라도 제대로 된 조건과 상황에서 물질 자체에 대한 독성 실험이 이뤄져야 했다”면서 “그걸 하지 않아서 4~5년 세월이 지나도 시엠아이티·엠아이티가 들어간 제품을 제조한 회사가 법적 책임에서 벗어나 있다. 결국 정부가 할 일을 제대로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경미 김양중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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