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취재진에게 전날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서청원 의원의 회견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덕담을 착각해 진담으로 알아듣고선 나중에 안되면 ‘거짓말쟁이다’ 한다”고 서청원 의원을 비판했다. 서 의원이 전날 “인 위원장이 국회의장으로 모시겠다고 약속했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내가) 잔소리를 하는데 ‘그 입이 헤픈 게 문제다. 그저 웬만한 사람만 보면 훌륭하십니다, 대통령감입니다, 국회의원감입니다, 국회의장감입니다, 기도하겠습니다 하고’ 내가 이런 잔소리를 듣고 나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내의 말을 빌어, 자신이 덕담으로 한 말을 서 의원이 진담으로 받아들인 데서 온 오해라는 주장이다. 서 의원의 이른바 ‘인명진 밀약’ 폭로를, 인 위원장이 가볍게 비꼬아 받아친 셈이다.
인 위원장은 또 “이 당에 비대위원장으로 잘못 왔다는 생각이 확 났다”며 “새누리당이 정치하는 데인 줄 알았는데 와서 보니까 교회더라. 서청원 집사님이 계시는 교회야 이게”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그래서 비대위원장을 성직자를 구했더라고. 근데 나는 교회를 은퇴했거든요. 은퇴한 목사는 교회에 다시 가면 안되는 거거든 법이. 그래서 잘못왔다, 그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 역시, 전날 인 위원장을 향해 “거짓말쟁이 성직자”라고 맹비난한 서 의원에 대한 반격이다. 서 의원은 “거짓말쟁이, 독선자에게는 더이상 당을 맡길 수 없다. 성직자가 ‘종양’ 같은 막말을 어떻게 하나. ‘할복하라’니 목사가 간접살인하는 것인가. 성직자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라며 인 위원장을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인 위원장은 친박 핵심을 ‘종양’ 등으로 표현하며 탈당 등을 통한 인적 청산을 압박해왔다. 김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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