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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홍트럼프’가 ‘샤이 보수’의 견인차?

등록 2017-03-08 05:01수정 2017-03-08 09:49

정치BAR_여권표 결집시킬 구심점 찾기_정치바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홍준표 경남도지사(왼쪽)가 지난달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홍준표 경남도지사(왼쪽)가 지난달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긴급하게 영입된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월3일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을 ‘환자’, 비대위를 ‘수술실’로 빗댔다. “지금 수술하다가 (기자회견 하러) 나왔다. 인적 청산도 수술과 마찬가지로 ‘핵’을 없애야 한다. 종양의 뿌리를 없애야 한다.” 날카로운 메스를 다루는 ‘외과 의사’가 되겠다는 다짐이었다.

하지만 그는 수술이라고 하기조차 민망한 ‘당원권 정지 3명’을 끝으로 치료를 중단했다. 그러더니 최근엔 ‘외과 전문의’에서 ‘산부인과 전문의’로 ‘전공’을 바꾼 듯하다. “우리를 (대선후보가 없는) ‘불임 정당’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요즘은 의학이 발달해 인공수정도 잘 된다. 양자를 들이거나, 늦둥이도 낳을 수 있다.”

여권, 보수층 결집할 후보 물색중
지지율 15% 황교안 안정적이나

전투력 있는 홍준표에 관심 쏠려

실제로 요즘 자유한국당의 최대 관심사는 누가 보수 결집을 도모할 ‘옥동자’인가에 쏠려 있다. ‘탄핵 반대 집회’로 나타난 열혈 지지층 외에 이른바 ‘샤이 보수’를 수면 바깥으로 끌어낼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들을 확실히 투표장으로 유인할 매력을 갖춘 사람을 찾는 것이다.

여권에 그런 사람이 있을까? 정치권에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홍준표 경남지사, 단 두 명을 꼽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두 달 가까이 10~15% 안팎의 꾸준한 지지율을 보이며 보수층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야당의 십자포화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점도, 정치인으로서 그의 존재감을 키웠다.

반면 홍 지사는 ‘성완종 게이트’ 항소심 무죄 판결을 계기로, 이른바 황 대행의 ‘보완재’ 또는 ‘대체재’로 부상한 측면이 크다. 그의 현재 지지율은 3% 안팎이지만, 정치 경력이 많은 여권 인사들은 ‘샤이 보수’를 이끌어낼 인물로 홍 지사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준다. 황 권한대행이 출마를 접는 순간 그의 지지율도 대부분 홍 지사가 흡수할 거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선거 경험이 많은 한 여권 전략통은 이렇게 말한다. “선거는 앉아서 서류 보는 일이 아닌, 일종의 종합예술이다. 홍 지사는 그런 실전 경험이 많다. 말이 단정적이고 명확해 알아듣기 쉽다. 그래서 지지자들을 짧은 기간에 확실히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또 문재인 후보에 맞서 두 달의 단기 캠페인을 운용할 능력이 있다. 상대방과 확실히 각을 세우고, 상대방의 약점을 검증할 능력이 탁월하다.”

‘홍트럼프’로 비유되는 그의 거침없는 캐릭터가 현 국면에선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숨은 표’를 끌어내려면 ‘뚜렷하게 전선이 갈리는 의제’가 필요하다는 점도 홍 지사에게 유리한 지점이다.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은 “정책 면에서도 홍 지사는 경남에서 ‘무상급식 폐지’나 ‘진주의료원 문제’ 등으로 확실히 야당과 선을 그은 경험이 있다. 생존을 고민하는 여권에선 ‘반기문 낙마 사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정치를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을 가르쳐가며 선거를 치르려 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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