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2차 TV토론회]
사드배치 난타전
심 “문 후보 전략적 모호성” 비판에
문 “안보사안 전략적 신중함 필요”
문 “안 후보만 사드 찬성” 꼬집자
안 “후보 중심 당론 모으는 중”
보안법·주적 공방
홍 “보안법 폐지할 건가” 공격에
문 “찬양·고무 처벌은 개선해야”
심 “악법, 박물관으로 보내겠다”
19일 밤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사에서 열린 두 번째 대선 텔레비전 토론에 앞서 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대선 토론은 사상 첫 스탠딩 토론으로 진행됐다. 국회사진기자단
19일 <한국방송>이 주최한 대통령 후보 2차 텔레비전 토론회에 나온 5당 대선후보들은 사드 배치,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로 토론회 초반부터 불꽃 튀는 공방을 벌였다. 외교·안보 분야를 위주로 진행된 토론 전반부에선 북한 핵실험과 주적론, 국가보안법 등 예민한 이슈들을 중심으로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 사드 말바꾸기 공방 사드 배치와 관련한 논쟁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전략적 모호성’에 대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협공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특히 심 후보는 문 후보에게 “전략적 모호성은 평론가의 언어이지 정치인의 언어가 아니다. 문 후보가 눈치보기를 하는 것은 강대국의 먹잇감이 되기 좋은 태도”라고 몰아세웠다. 문 후보는 이에 대해 “고도의 안보 사안에 대해선 전략적 신중함이 필요하다. 차기 정부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고 미·중과 충분히 합의해 안보와 국익을 다 얻어내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문 후보는 사드 반대 당론에서 찬성으로 선회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사드 배치 당론을 결정해놓고 어떻게 중국을 설득하나. 국민의당 의원들은 반대하는데 안 후보만 찬성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국민의당도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당론을 새롭게 모아가는 상황”이라고 응수했다.
■ 국가보안법·주적 공방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유승민 후보는 ‘주적’ 문제를 언급하며 토론회를 ‘사상 검증’ 분위기로 몰아갔다. 홍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해 “대통령이 되면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것이냐”며 “2003년 기무사령관을 불러 국가보안법 폐지에 앞장서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있다”고 공격했다. 문 후보는 “그런 요청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7조 찬양·고무 처벌 조항은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심상정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도 국가보안법은 박물관에 보내야 하는 악법이라고 했다. (부분 개정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로서 자기 소신을 밝혀야 한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국보법은 박물관에 보내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는 문 후보에게 “북한이 주적인가”라고 물었다. 문 후보는 “‘주적’ 같은 표현은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다”며 “국방부는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풀어가야 한다”고 답했다. 유 후보는 “왜 주적에게 주적이라고 말하지 못하냐”고 계속 따졌다.
■ 북한 핵실험 대책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막기 위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 각 후보들은 중국과 미국을 통한 외교적 압박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홍준표 후보는 “중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이미 중국에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 차단을 요청해 중국 정부가 원유공급 차단을 검토중”이라고 주장했다. 유승민 후보는 “미국과 함께 중국을 설득해 대북제재를 더 강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북한이 김정은 체제 지속이냐 핵미사일을 껴안고 죽을 거냐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 역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사드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중국에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도 “미국에 대해선 전쟁을 피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한반도의 운명은 우리와 반드시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심상정 후보는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평화보장 원칙을 천명하도록 적극적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세영 김남일 기자 monad@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