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복이나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고 ‘자체 소방대원’ 최초투입
삼성 오후 2시20분 구조하고, 심폐소생술 주장
그러나 4분 뒤 소방대원 1층 엘리베이터에서 쓰러져
김 의원 “심폐소생술 제대로 이뤄졌을지 의문”
삼성 오후 2시20분 구조하고, 심폐소생술 주장
그러나 4분 뒤 소방대원 1층 엘리베이터에서 쓰러져
김 의원 “심폐소생술 제대로 이뤄졌을지 의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전자가 주장한 ‘자체소방대’의 이산화탄소 유출사고 현장 대응이 얼마나 허술했는지 조목조목 지적했다. 13일 김 의원이 공개한 영상에는 자체 소방대원들은 안전복이나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현장에 최초 투입됐고, 사고를 당한 사람을 구조하면서 들것 등을 포함해 어떤 의료장비도 보이지 않았다.
이날 김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4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소의 이산화탄소 유출사고 구조 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이 사고로 현장에서 근무하던 외주업체 직원 2명이 숨지고, 1명은 크게 다쳤다.
먼저 삼성이 밝힌 자체 소방대원의 출동시간은 9월4일 오후 2시1분으로 이 시간 영상을 보면, 2명의 안전모를 착용한 사람이 현장 내부로 진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화학물질 누출사고 현장에 투입하는 대원들이 안전복은 물론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 게다가 출입카드가 잘 찍히지 않는지 반복하는 모습도 모였다. 인명 구출을 위한 ‘골든타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김 의원은 “이분들이 위급한 사고현장에 긴급하게 투입되는 소방대원의 모습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구조하기 위해 출동한 사람이 아니라면 자체소방대의 정확한 출동시간 재확인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결국 10분 뒤인 오후 2시11분 장비를 착용한 대원들이 추가로 투입됐고, 현장도 제대로 통제되지 않았다. 지하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나 통로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삼성은 오후 2시8분 구조자 3명을 발견하고, 구조활동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2시20분 구조자를 구조하고,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의원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오후 2시24분 1층 엘리베이터가 열리자마자 구조요원 한 명이 바닥에 쓰려졌다. 김 의원은 “사고현장이 정확히 어떤 상황이었는지 모르나 구조요원이 바로 쓰러질 정도였는데 심폐소생술이 제대로 이뤄졌을까”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사고를 당한 직원은 들것 하나 없이 구조대원들에 들려 그대로 밖으로 빠져나갔다.
다시 정리하면 삼성이 사고를 인지했다고 밝힌 시각은 9월4일 1시59분이며, 사고현장에 들것이 투입된 시간은 28분이 지난 2시27분이었다. 들것이 나가는 마지막 시간은 2시35분이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국민을 대표해서 삼성에 묻겠다”며 △1시59분 사고인지를 어떻게 했는지 △화학물질 유출 사실을 알았는데 마스크도 없는 소방대를 보내고 현장을 통제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며, △삼성의 자체소방대는 과연 전문성이 있는지 △구조대원도 바닥에 쓰러지는 화학물질 유출사고에 제대로 된 통제나 대피를 시키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 말해달라고 했다. 김 의원은 “정부는 우리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관련 진상을 명확히 밝혀주고, 잘못이 있다면 분명한 책임과 더불어 모든 산업 현장에 대한 안전이 확보되도록 대책을 마련해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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