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유한국당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법정구속을 계기로 ‘대선 불복’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일 서울 용산역에서 연 현장 최고위에서 “어제 한국당 의원들이 청와대 앞에 가서 시위를 하면서 여러 말을 했는데 대단히 유감이다. 현직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일이 감히 있을 수 없는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여상규 한국당 의원)이 그런 소리를 하는 걸 보면서 통탄을 금할 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한국당이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지난 대선의 정당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며 공세 수위를 높인 데 대해 반박한 것이다.
이 대표는 “대선이 끝난 지가 언제인데 이제 와서 대선 불복을 하는 듯한 공당이 어디 있냐”, “김경수 도지사 재판을 가지고 청와대에 가서 대선 불복을 하는 망동을 하냐”며 한국당을 향해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여러분(한국당) 당 대표였던 사람이 탄핵됐는데 탄핵된 사람들이 감히 촛불혁명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선 불복으로 대한다는 말이냐”며 “그런 자세를 버리고 국회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국민들은 촛불혁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다”며 “김경수 도지사 재판과 연결해서 대선 불복을 하려는 것은 국민의 뜻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설훈 최고위원도 “문재인 대통령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며 “지금 와서 한국당이 대선 불복을 하겠다면 국민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 1심 판결이 나온 직후 재판장인 성창호 판사를 포함한 ‘판사 탄핵소추’ 가능성을 거론하며 사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던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엔 야당 비판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당이 재판 결과를 두고 법원을 향해 ‘보복 대응’을 하는 것처럼 비친다”는 당 안팎의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홍영표 원내대표는 “사법 농단의 실체가 드러나자 여전히 사법부 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양승태 적폐 사단이 조직적 저항을 벌이고 있다”며 “김경수 지사에 대한 1심 판결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날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시비에스>(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관 탄핵과 관련해 “특정 판결에 대한 입장 때문에 그 사람을 (탄핵 대상으로) 선별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사법 농단의 관여 정도, 위법성의 정도에 따라 별도로 판단할 문제”라며 “법관 탄핵 문제는 김 지사 판결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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