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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하얀 장미 든 한국당 여성 의원들 “국회의장 사퇴하라”

등록 2019-04-24 17:29수정 2019-04-24 20:07

패스트트랙 사태로 문희상·임이자 나란히 병원행
한국당 “백주대낮 ‘성희롱’ 항의했으나
복부 접촉 후 양 볼 만져…고소·고발할 것”
자유한국당 여성가족위원회 및 여성의원들이 2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뒤 국회의장실 앞으로 찾아가 문희상 국회의장의 임이자 의원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자유한국당 여성가족위원회 및 여성의원들이 2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뒤 국회의장실 앞으로 찾아가 문희상 국회의장의 임이자 의원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자유한국당 여성 의원들과 여성위원회 소속 당원들이 24일 국회에서 하얀 장미를 들고 “국회의장은 사퇴하라”고 외쳤다. 선거제도 개편 등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불붙은 여야의 일촉즉발 충돌 상황이 문희상 국회의장의 ‘저혈당 쇼크’에 이어 임이자 한국당 의원의 성희롱 피해 주장 사태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하얀 장미는 고대부터 순결, 순수한 사랑, 평화를 상징하며, 2017년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을 표현하기도 한다.

송희경 한국당 여성위원장과 신보라·전희경·윤종필·김정재 의원 등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동료 의원 성추행한 문희상 국회의장의 진정한 사과와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하얀장미를 수십 송이 준비해 손에 쥐고 다른 손으론 주먹을 쥐면서 문 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4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에서 문희상 의장과 임이자 의원의 신체접촉과 관련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문희상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4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에서 문희상 의장과 임이자 의원의 신체접촉과 관련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문희상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이날 오전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실을 찾아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 자리를 ‘사보임’하려는 바른미래당 원내 지도부의 서류를 허가하지 말아 달라고 주장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처리에 반대 의사를 밝히자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오 의원을 사·보임 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한국당이 이를 막으려 한 것이다.

오전 9시30분께 국회의장실에 들이닥친 한국당 의원 80여명은 문 의장을 둘러싸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임 의원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국당 쪽은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은 “문 의장이 자리를 피하는 과정에서 임 의원의 배를 두 손으로 만졌다. ‘이러면 성희롱’이라고 항의하자, 문 의장이 오히려 두 손으로 임 의원의 얼굴을 쓸어 만졌다”고 했다.

문 의장은 “이렇게 하면 대통령이 국민이, 국회 우습게 알아요. 국회가 난장판이야!”라고 호통치다가 ‘저혈당 쇼크’가 와 병원으로 이동했다. 임 의원도 현재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임 의원은 문 의장이 의장실을 나가려 하자 이를 몸으로 막았는데 문 의장이 얼굴을 어루만져 성적 모멸감을 느끼는 등 정서적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자유한국당 여성가족위원회 및 여성의원들이 2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희상 국회의장의 임이자 의원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자유한국당 여성가족위원회 및 여성의원들이 2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희상 국회의장의 임이자 의원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한국당 여성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장과 야당 여성 의원, 위계 간 벌어진 권력형 성비위로도 볼 수 있으며 제1야당을 보란 듯이 묵살하고 대한민국 여성을 헐뜯은 후안무치한 행동”이라며 문 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또 추후 법률지원단의 도움을 받아 국회 윤리위원회의 제소도 검토하고 법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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