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노루발못뽑이(일명 빠루)를 들고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제 개정안과 개혁 입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어지다 새벽5시 무렵부터 잠시 소강상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26일 오전 “온몸으로 저항하겠다”며 또다시 거센 대여 투쟁을 예고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5일 국회 의안과와 회의장 곳곳을 점거하고 법안 제출과 특별위원회 회의 개회를 막는 가운데, 밤새 몸싸움이 이어졌다. 자정을 넘긴 26일 1시30분께엔 7층 의안과 앞에서 또다시 충돌이 발생하면서 한국당 김승희·박덕흠 의원 등이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2시40분께엔 잠시 사개특위 회의가 열리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마침 비어있던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로 이상민 위원장과 송기헌, 표창원, 박주민, 박범계, 백혜련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모인 것이다. 하지만 곧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진입해 항의하기 시작했다. 사개특위 위원이었던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도 회의장을 찾아 사보임에 항의하며 발언권을 요구했다. 여야 공방이 이어지면서 회의는 40여분만에 결국 정회됐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이 26일 오전 2시 40분께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에 진입해 항의하고 있다. 김미나 기자
새벽 4시30분께 더불어민주당이 안전을 우려해 일단 철수하면서 극한 대립은 잠시 ‘휴전’ 상태다. 하지만 이 상황도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8시 긴급 의총을 열어 또다시 강력한 대여 투쟁 의지를 다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이 도대체 북한이냐”며 “법안에 찬성하는 사람이 위원이 될 때까지 의원을 계속 바꿔쳐도 되는 것이냐. 이는 의회 쿠데타이자 의회 폭거”라고 비판했다. 또 “좌파의 장기 집권 플랜을 막아내겠다”며 “오늘도 할 수 있는 수단을 통해 온몸으로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회의를 방해하는 것이 국회선진화법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어불성설이자 적반하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당이) 국회법과 국회관습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불법에 대한 우리의 저항은 당연히 인정된다”며 “정당한 저항권으로, 오히려 불법을 막을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오전 의총이 끝난 뒤 한국당 의원들은 세 조로 나뉘어 회의장을 봉쇄 중이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