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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하승수 “선거제도 한국당 협상 참여해도 준연동형 후퇴 안돼”

등록 2019-05-02 11:45수정 2019-05-02 11:51

민주평화당 주최 패스트트랙 전망 토론회
“의원정수 확대하고 동시에 특권 폐지법안 통과”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김정효 기자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김정효 기자
선거제도 개혁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여야 4당이 이에 반발을 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에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선거제도 개편 협상을 하게 되더라도 현재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 후퇴해서는 안되고, 지역구 감축에 대한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오히려 의석수를 늘리고 동시에 국회의원 특권 폐지법안을 선거제도 개편안과 함께 국회에서 통과시켜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민주평화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패스트트랙 이후 전망과 과제’ 국회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패스트트랙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본회의 표결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시한이 정해져 있는 협상과 토론이 되는 효과가 있다”며 이같은 주장을 내놨다.

하 대표는 향후 전망과 관련해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시나리오1’은 자유한국당이 현재의 태도를 바꿔 선거제도 개혁 협상에 들어오고, 새로운 개혁안에 합의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이 경우 합의된 선거제도 개혁안을 먼저 본회의에서 표결하면 된다. 시나리오1과 관련해 하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협상에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현재 자유한국당이 주장하고 있는 △의석수를 현재 300석에서 270석으로 10% 축소 △비례대표 폐지 △전원 지역구에서 선출한다는 내용을 포기해야 한다”고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그래야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 대표는 이어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준연동형 비례제’보다 후퇴한 방안으로 협상이 이뤄져서도 안 된다”는 또 하나의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준연동형도 시민사회나 학계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이보다 비례성이 더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자유한국당까지 포함해 여야 5당이 협상을 하게 되면, 그 기준점은 지난해 12월15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내용이 기준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 지금까지 여야 5당 사이에 유일하게 합의됐던 내용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합의문의 주요 내용은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 의원정수는 10% 이내 에서 확대 여부 등을 검토, 지역구도 완화를 위한 제도를 적극 검토한다’는 것이었다. 이 합의문을 기준점으로 삼을 경우 우선 논의될 부분에 대해 하 대표는 의원정수 문제를 지목했다. 현재의 의원정수 300석을 고정하고 연동형이나 준연동형을 시행할 경우, 지역구 의석의 상당한 감축은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해 하 대표는 “지역구 의석의 감축은 선거구획정에 있어서 현역 지역구 의원의 반발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유권자들도 반발 수 있다”고 했다. 지역구 의석수가 줄어들면 인구가 적은 농촌 지역의 경우 지역구 규모가 더욱 확대돼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해당 지역 유권자들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 대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의원정수를 확대를 전제로 논의하고, 대신 강력한 국회의원 특권 폐지(연봉삭감, 개인 보좌진 규모 축소, 투명한 정보공개, 예산낭비 근절 등)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이어 “10% 정도 의석을 늘려 330석 정도로 하면 지역구를 247~248석, 비례대표를 82~83석 정도로 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지역구 선거구 조정의 폭은 대폭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에 대해 국민들의 동의를 얻으려면, 국회의원 특권 폐지법안을 공직선거법과 동시에 통과시키는 형태로 국회개혁 의지를 보여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제도 패스트트랙 정국과 관련해 하 대표가 제시한 ‘시나리오2’는 자유한국당이 협상을 끝내 거부하거나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자유한국당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 경우 해당 상임위 180일, 법사위 90일, 본회의 60일 등 최장 330일이 걸리는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선거제도 개혁안이 자동으로 본회의 표결로 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상임위와 본회의에서의 기간 단축 등의 변수가 있어 이르면 올해 10월에, 늦어지면 내년 2~3월에 본회의에 상정되는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하 대표는 “‘시나리오2’의 경우에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제도 개혁안이 원안 그대로 본회의 표결에 붙여질 수 있지만, 여야 4당간 수정합의가 이뤄지면 수정안부터 본회의 표결에 붙여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7년 1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패스트트랙 1호 법안이자 현재 활동중인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근거가 된 법인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의 경우 원안이 아니라 수정안이 먼저 표결에 붙여져 본회를 통과했다. ‘시나리오2’의 경우 본회의 표결은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이므로 여야 4당에 소속된 의원들만 찬성표를 던져도 통과는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지역구 28석이 줄어드는 만큼 지역구가 조정되는 국회의원들의 불만 문제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하 대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정당 지도부들의 반대표결을 하는 의원은 공천배제를 하는 등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고,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하는) 시민사회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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