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원장, 4년 전 총선 권유하길래
정치할 생각 없다고 얘기했다”
박지원 ‘한국당 접촉 없었나’ 질문에
“한국당 아닌 한나라당 출마 제의”
박주민 ‘삼성 떡값’ 문서 공개하며
“황교안 언급…제대로 수사했나” 맞불
정점식 “이게 황교안 청문회냐” 방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8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도덕성이나 자질 등에 관한 검증보다 여야의 득실과 이해관계에 따른 정치 공방이 더 눈에 띄었다. 야권은 기존에 제기됐던 윤 후보자 관련 의혹을 검증하려 했으나 ‘결정적 한방’이 없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개혁과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집중해 질의하는 한편 윤 후보자를 겨냥한 공세적 질문에는 ‘황교안 의혹’으로 맞불을 놓았다.
■ 청문회 내내 줄다리기…양정철·배우자 사업체 관련 공방 청문위원들은 오전 내내 위원 자격 시비, 자료 제출 요구, 증인 출석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했다. 오전 11시가 넘어서야 본격 질의에 돌입한 뒤 윤 후보자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회동을 도마에 올렸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윤 후보자에게 “지난 4월 양 원장과 만났느냐”고 물었고, 윤 후보자는 “만난 적은 있다. (최근엔) 올해 1~2월쯤”이라며 “(2015년 만났을 당시 총선 출마를 권유하길래) 전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얘기했다. 제가 양 원장과 몇 차례 만났다고 하지만 단둘이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윤 후보자는 이후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한국당에서도 접촉해 출마해달라고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국당이 아닌 한나라당”이라고 말해, 실제 여야 양쪽에서 출마 제의를 받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논란이 예고됐던 윤 후보자 배우자의 사업체와 관련해서는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배우자의) 2013년 도이치파이낸셜 매매계약서와 매도 당시 계약서 등을 제출하라”며 “서면 답변을 보면 매수 당시 공모 절차에 참여했다고 했는데 금융감독원 공시 사이트에는 공시가 없다. 서면 답변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황교안 이슈’…박주민 공격, 정점식 방어 이날 청문회장에선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이름이 수차례 언급됐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황 대표가 과거 대검찰청 공안1과장이던 당시 삼성으로부터 관리를 받아왔다는 내용의 문서를 공개했다. 박 의원은 “검찰 식구, 검찰 출신 전관에 대해 엄격하게 대해야 한다”며 “이 두가지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삼성 떡값 사건”이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문서 한장을 내보이며 “삼성의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던 김용철 변호사가 내부 고발을 준비하면서 작성했던 진술서의 일부”라며 “자신이 관리해왔던 여러 검찰 간부가 언급돼 있고 황교안 당시 공안1과장이 언급돼 있다”고 밝혔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윤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자신이 직접 김용철 변호사를 상대로 조사하고 진술조서 등을 작성한 사실 등이 있다고 밝히면서도, “김 변호사가 (이 문서를) 제출했다가 그냥 가져가는 바람에 검토하지 못한 것으로 (기억한다)”라며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황 대표 최측근인 정점식 한국당 의원은 “윤석열 청문회인지 황교안 청문회인지 구분할 수가 없다”며 “2013년 삼성 임원 연루 성매매 사건 당시 황 대표가 15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정정 보도가 나왔다. 이런 사실을 언론에 공표한 노회찬 전 의원은 명예훼손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김미나 장나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