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지난 1일 오신환 원내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1년의 징계 결정을 내린 것을 둘러싸고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의 진흙탕 싸움이 재연되고 있다. 원내 협상권을 가져오려는 당권파의 시도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실효성 없는 징계가 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소속 유승민·정병국·이혜훈·오신환 의원 등 15명은 2일 성명서를 내어 “우리는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가 여전히 오신환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며, 손학규 대표의 막장정치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도 이날 긴급 원내대책회의에서 “손 대표의 분파적 해당 행위에 맞서 끝까지 원내대표직을 수행한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반면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원내대표가 당원권 정지를 받아서 원내대표직 수행을 못 하게 된 것은 크게 유감”이라면서도 “당 지도부는 윤리위 결정을 존중할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당권파 내부에서도 “더 큰 분열을 일으키고 당 재건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김관영 최고위원), “윤리위 결정은 신중하지 못했다”(채이배 정책위의장)는 우려가 나왔다. 당 차원에서는 아직 차기 원내대표 선출 절차는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권파가 협상권을 가져오게 되면 향후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등과 관련해 협상 방향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징계를 내린 안병원 윤리위원장이 지난 9월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 징계 당시 최고위원들의 불신임을 받은 바 있어 효력 자체에 대한 시비도 제기될 전망이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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