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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투쟁’ 내세운 심재철-김재원 호가 이끌 당의 방향은

등록 2019-12-09 12:02수정 2019-12-09 21:12

비박계 수도권 5선·티케이 3선 뭉쳤다
‘강한 투쟁’ 앞세워… 쇄신·혁신엔 미지수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심재철 의원(왼쪽 사진)과 정책위의장에 선출된 김재원 의원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심재철 의원(왼쪽 사진)과 정책위의장에 선출된 김재원 의원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싸워 봤고, 싸울 줄 아는 사람이다. 투쟁하되, 협상을 하게 되면 이기는 협상을 하겠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는 강경한 ‘투쟁’을 앞세우고 ‘경륜’을 뒷받침하며 ‘패스트트랙’ 법안 관련 협상과 국회선진화법 위반 수사로 불안한 의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임명되자마자 바로 실전상황에 투입되어야 하는 남은 5개월여 간의 원내대표직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비박근혜계 수도권 5선인 심 원내대표는 TK(대구·경북) 친박 핵심 중진인 김재원 의원과 짝을 이루며 가장 강력한 ‘비박-친박’ 조라는 평을 얻었다. 선수로 봤을 때도 경륜이 탁월하고, 계파나 지역적 안배 면에서도 조화를 이뤘다.

호남 출신에 장애인, 민주화운동 경험이 있는 비박계 원내대표라는 면에서도 한국당의 ‘비주류’로서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영어교육학과에 입학한 그는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주도했으며, ‘서울의 봄’ 당시 서울역에 집결한 시위대를 후퇴하도록 결정한 ‘서울역 회군’의 주역이었다. 1983년 12월 특별 복권된 뒤 문화방송(MBC) 기자를 거쳐 1996년 신한국당 부대변인직을 맡았다. 원내수석부대표, 예결위원장, 세월호사고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당 내 요직부터 국회부의장직까지 두루 경험이 있다.

대체로 강경한 투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협상쪽으로도 여지를 열어놨다. 특히 당 최고의 전략가로 꼽히는 김재원 정책위의장을 파트너로 영입한 심 원내대표는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은 악법이고 절대 반대”라면서도 “민주당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현실 앞에서는 협상을 외면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선거제 법 관련해서도 “민주당이 수정안을 제시하면 살펴본 후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심재철 의원(오른쪽 둘째)과 정책위의장으로 당선된 김재원 의원(왼쪽 둘째)이 당선 직후인 9일 오전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가운데), 나경원 전 원내대표(맨오른쪽), 정용기 전 정책위의장과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심재철 의원(오른쪽 둘째)과 정책위의장으로 당선된 김재원 의원(왼쪽 둘째)이 당선 직후인 9일 오전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가운데), 나경원 전 원내대표(맨오른쪽), 정용기 전 정책위의장과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강경파 원내지도부의 등장으로 일단 민주당과의 협상은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2시 예정된 본회의를 놓고 “바로 중단시켜야 한다”며 “우리 당의 예산안 수정안으로 다시 협상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특히 심재철·김재원 신임 원내지도부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해 “의원님들 단 한 사람도 사법처리되지 않도록 총알받이가 되겠다”고 약속해 의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곧바로 협상에 투입해 이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 패스트트랙은 국회법을 개정해 수사를 중단시킬 수 있다”고 국회선진화법 위반 문제를 해결할 것을 공약했다. 후보 연설 과정에서 심 원내대표는 기획재정부의 업무추진비 자료 유출 혐의로 검찰에 고발 당한 경험을, 김 정책위의장은 중앙지검을 오가며 노끈까지 욕실에 넣어뒀던 경험을 토로하며 의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쇄신·혁신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당 초·재선들이 내세웠던 ‘중진 용퇴론’도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쇄신도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지, 쇄신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라며 “원내대표는 공천과 관련해 직접 권한은 없지만, 선수로 지역으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황교안 당 대표에게 직언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원 정책위의장도 “우리가 우리 편을 들지 않고 회초리만 드니, 국민들은 우리 스스로 서로에게 매질하는 것으로 본다”며 “한국당의 위기는 의원들이 역량을 발휘해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사실상 쇄신보다는 단합에 힘을 실었다. “쇄신·혁신을 다섯 번 한 결과가 오늘날 의원 여러분들” “힘을 합쳐 다음 총선에 들어와 의정을 함께 하자”고도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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