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국당을 제외한 `4+1 예산안'이 통과되자 의장석 앞으로 모여 항의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내년도 예산안에 이어 예산부수법안 26건 중 4건만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이라 차수 변경을 통해 예산안 처리를 계속하지 못하는 만큼 임시국회에서 나머지 예산부수법안이 처리될 예정이다.
이날 밤 10시26분 속개된 본회의에서 법인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 소득세법, 국가재정법 등 예산부수법안 4건이 처리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몸 상태가 악화해 병원으로 이송돼 주승용 국회 부의장이 사회권을 넘겨받았다. 문 의장은 저녁 9시께 내년도 예산안 처리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역구에 아들이 출마준비하는 상황을 비꼬아 “아들 공천 대가”라고 구호를 외친 데 대해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10일 밤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항의 속에 내년도 예산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애초 예산부수법안은 26건이 상정예정이었으나 한국당이 ‘무더기’ 수정안을 내면서 4건만 상정·처리됐다. 주승용 부의장은 정기국회가 7분밖에 남지 않자 밤 11시53분 산회를 선포했다. 국회 관계자는 “이날 처리되지 못한 예산부수법안은 다음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회는 통상 예산부수법안을 처리한 다음 국회 예산안을 통과시켰으나 이날은 예산안을 예산부수법안 먼저 상정했다. 한국당이 예산부수법안 수정안을 제출해 ‘시간끌기 전략’을 펼칠 것을 대비한 것이다.
이날 예산부수법안 처리가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유치원 3법 등에 대해서도 정기국회 내 처리가 무산됐다.
한국당은 정기국회가 끝나자마자 ‘철야농성’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본회의 직후 국회본관 로텐터홀에서 예산안 날치기 규탄대회를 개최하겠다. 한분도 빠짐없이 로텐더홀에 모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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