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7일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7일 지지자들의 국회 출입이 경찰에 막히자 도로와 접한 국회 정문 앞으로 나가 직접 집회를 이끌었다. 극우 성향 지지층의 과격집회를 당대표가 주도하는 듯한 모습에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날 한국당은 국회 본청 앞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지정 규탄대회를 열면서 ‘태극기부대’ 등 극우단체들의 국회 점거와 폭력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집회는 황교안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대부분 참석했으나 전체 참여인원은 수백명 수준으로 줄었다. 전날 국회에서 벌어진 폭력사태로 인해 국회사무처가 외부인 출입 통제를 경찰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당협위원장들도 못 들어온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본청 앞 집회를 마친 황 대표와 의원들은 국회 경내를 가로질러 정문 밖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는 지지자들에게 향했다. 황 대표는 “좌파 독재를 죽기를 각오하고 막겠지만 한국당이 108석밖에 의석이 없다. 힘을 보태달라”고 독려했다. 당 공보국은 정문 앞 집회 참가자가 5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19일까지 같은 방식으로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런 황 대표의 행보를 두고 당내에선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과격한 지지층도 포용해야 하지만, 당대표가 그들을 이끄는 모습으로 비치는 건 좋지 않다. 16일 폭력사태는 우리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 의원·당직자 등이 국회에 난입한 시위대에 폭행당한 민주당과 정의당은 이날 황 대표 등을 폭력시위 조장·방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정유경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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