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신당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 바른미래당 김관영 최고위원, 민주평화당 박주현 의원,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여야 4+1 선거협의체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본회의에 올릴 선거제 개편안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온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갈등의 뇌관이었던 ‘연동률 캡’을 내년 총선에만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절충안에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다른 야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동의와 당내 추인을 받으면 법안 성안 작업을 거쳐 최종안으로 확정된다.
■ 민주-정의 어떻게 의견 모았나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선거법 협상 대표인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저녁 따로 만났다. 연동형 비례제를 적용할 의석수에 상한(연동률 캡)을 두는 문제와 석패율제 도입 여부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두 당 실무진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각각 250석과 50석으로 하되, 비례대표 50석 중 30석에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연동률 50%)를 적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만약 ㄱ정당의 정당득표율이 20%라면 최소 보장 의석수는 30석(원래 60석이지만 연동률 50% 적용)이 된다. ㄱ정당이 지역구 의석이 없다고 가정하면 비례대표에서 30석을 가져가야 하지만, 연동률을 적용할 비례대표 의석수를 30석으로 제한하면 이 범위 안에서 다른 당과 의석을 나눠 가지게 된다.
다만 정의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연동형을 적용하는 비례대표 의석수를 제한하는 것은 내년 총선에만 적용하기로 했다. 또 다른 쟁점이었던 석패율제는 도입하지 않는 대신 지역구 출마자를 비례대표 후보로 동시에 등록할 수 있게 하는 ‘이중등록제’를 허용하기로 의견 접근을 이뤘다. 석패율제를 반대하는 민주당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 최종 합의까지 남은 변수는 ?
하지만 최종 합의까지는 ‘변수’가 남아 있다. ‘4+1 협의체’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을 제외한 바른미래당·평화당·대안신당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이날 오후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심상정, 평화당 정동영 대표의 회동에선 단일 의견을 마련하지 못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중등록제에 부정적 의견을 보였고, 정동영 대표는 ‘연동형을 적용할 비례대표 의석수를 제한하지 말고, 석패율제를 포기하자’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4+1 협의체’는 이날 밤 9시30분 원내대표급 회담을 열어 단일안 도출을 시도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민주당과 대안신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은 18일 당대표 회동에서 최종 담판을 한 뒤 4+1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
‘4+1 협의체’가 선거제 수정안에 잠정 합의하더라도 당내에서 추인을 받을 수 있을지도 변수다. 선거제 개편은 4개월도 남지 않은 총선의 ‘게임의 룰’을 바꾸는 작업인 만큼 의원별로 이해관계가 달라 어떤 반발이 터져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각 당이 당내 추인을 받는 데 성공하면, 늦어도 이번주 안에는 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임시국회 회기를 23일까지로 정해 그때까지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다시 임시국회를 소집해 26일께 본회의를 열어 통과시키는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지 김원철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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