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이 참여한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 관계자들이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1만 시민의 목소리와 함께하는 공수처 설치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여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검찰개혁법안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기소심의위원회는 설치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20일 <한겨레> 취재 결과, 바른미래당은 최근 공수처에 기소심의위원회를 설치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발의한 공수처 법안에는 기소심의위를 설치해 공수처 검사가 불기소 결정을 할 때 기소심의위의 의견을 구하도록 하는 내용이 있었다. 바른미래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기존의 재정신청 제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를 두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고, 바른미래당도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공수처장은 추천위원회 위원 7명 중 6명의 찬성으로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선택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도록 했다. ‘10년 이상 재판·조사·수사 업무 수행’이라고 규정한 공수처 검사의 자격 요건도 ‘검사와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10년 이상 경력자로 재판·조사·수사 업무를 5년 이상 수행한 사람’으로 완화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안도 막판 조율을 앞두고 있다. 협의체는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를 부패·경제 범죄 등으로 규정한 원안에 더해 산업기술·특허·대형참사·테러 범죄를 추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민주당은 애초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였던 공직자·선거 범죄를 삭제하자고 주장한 반면, 민주평화당·대안신당은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검사가 경찰의 영장을 기각한 경우 외부위원이 이를 다시 심의하는 ‘영장심의위원회’도 원안대로 신설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재수사 요구와 불송치가 반복될 수 있어 보완 규정을 둘 것으로 보인다. 또 청와대의 수사 개입을 막기 위해 검찰청법에 ‘대통령 및 대통령비서실의 공무원은 검찰에 수사소추 사무에 대해 보고나 자료 제출의 요구, 의견 제시 등 일체의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조문을 추가하기로 했다.
황금비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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