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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국당 필리버스터 ‘예정대로’

등록 2019-12-23 22:16수정 2019-12-24 02:38

주호영 첫 주자…김재원 뒤 이을듯
회기 바뀌면 즉각 표결 ‘지연’ 한계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무제한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무제한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본회의장 드러눕기’ 다음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다. 선거법 합의를 거부해온 자유한국당은 23일 4+1 협의체가 선거법 협상을 타결한 뒤 본회의 상정 수순에 돌입하자 본회의장 앞 육탄 봉쇄에 이어 필리버스터를 회기 마지막날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9개 민생법안을 후순위로 돌리고, 예산부수법안에 이어 선거법, 검찰개혁 관련 법안 그리고 유치원 3법을 차례로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오후에 긴급 의총을 소집해 필리버스터 전략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한국당은 일단 첫번째 안건인 ‘임시회 회기 결정의 건’부터 필리버스터를 신청하기로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거세게 항의하다 퇴장한 뒤 선거법안이 상정되면 본격적으로 필리버스터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2012년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필리버스터가 도입된 뒤 실제로 이뤄진 사례는 2016년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이 테러방지법 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해 9일간 했던 필리버스터가 유일했다.

다만 필리버스터를 한다 해도 최종적인 저지는 어렵다. 필리버스터 도중 회기가 종료되면 다음 회기에선 즉각 표결에 부쳐야 하는 까닭이다. 다만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이번 선거법·공수처법 합의가 민주당과 다른 야당들의 ‘정치적 야합’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첫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는 4선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으로 정했다. 법조인 출신인 주 의원은 나경원 원내대표 시절 선거법 저지 카드로 ‘필리버스터’를 처음 꺼냈을 때부터 첫 주자로 거론돼왔다. 준비 기간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주 의원이 내려가면 지도부의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다음 주자로 등판할 예정이다. 주 의원이 얼마나 오랫동안 무제한 토론을 ‘끌어’ 주느냐에 따라 김재원 정책위의장의 등장 시기는 갈린다. 당 관계자는 “임시회 회기가 얼마나 짧게 잡히느냐에 따라 의원들의 연설 시간이나 이후 교대할 의원 등을 결정하게 될 것 같다”며 “예상보다 회기가 길어질 경우 법조문 등을 읽는 방법을 써가며 최대한 오래 버티거나, 의원들을 더 많이 올리는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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