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둘째)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왔던 선거대책위원회를 20일 발족하며 총선 체제로 본격 전환한다. 임미리 교수 칼럼 고발 사태와 ‘조국 키드’ 김남국 변호사의 서울 강서갑 출마를 둘러싼 논란으로 당 안팎이 어수선한 가운데, 위기 관리에 연달아 실패해 ‘오만한 여당’ 이미지를 자초한 이해찬 대표가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나서는 것과 관련해서도 비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선대위 구성안을 의결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조용하고 소박하게 선대위 발족식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전 총리를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우는 ‘투톱 체제’로, 이 대표는 공천과 경선을 비롯한 실무를, 이 전 총리는 선거유세 지원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서 총선을 진두지휘할 권역별 선대위원장은 경기 김진표 의원, 호남 이개호 의원, 충청 박병석 의원, 인천 송영길 의원, 강원 이광재 전 지사 등이 맡았다. 김부겸·김영춘·김두관 의원은 각각 대구·경북, 부산, 경남 지역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 레이스를 지휘한다.
기약없이 미뤄지던 선대위 출범이 20일로 정해진 데에는 최근 잇따른 악재로 침체된 분위기를 벗어나려면 가급적 빨리 당을 총선 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이낙연 전 총리 쪽의 요청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이해찬 대표가 ‘투톱’으로 선거 지휘를 총괄하는 것에 비판적인 의견이 적지 않다. ‘임미리 고발’과 관련해 어떤 유감 표명도 없었고, 홍익표 수석대변인 등 당내 공보라인을 교체하는 등의 책임있는 조처도 취하지 않아 ‘오만한 여당’이란 이미지가 굳어지게 만들었다는 이유다.
의원들 사이에선 이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장 여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본격적으로 선거 국면에 돌입하면 후보들이 두 선대위원장에게 다른 역할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해찬 대표보다 이낙연 전 총리가 전면에 나서 선거를 주도해야 한다는 여론이 앞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치컨설팅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는 “이해찬 대표가 공천 진행이나 인물 영입, 선거의 콘셉트를 잡는 등의 역할을 할 텐데, 그 결과는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당 지지율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본격적인 총선 국면에 접어들면 현장에서 뛰는 후보들 사이에서도 그동안 지도부에 못했던 쓴소리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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