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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합의문 잉크 마르기도 전에…‘미래통합당’ 삐걱

등록 2020-02-19 21:04수정 2020-02-20 09:21

이언주 ‘부산 전략공천 약속’ 주장에
김무성 이어 장제원 “경거망동 말라”
유승민 “공천원칙 뭐냐는 반발 많다”
동료 이혜훈·김세연 등에 문자 보내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 도중 잠시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 도중 잠시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지난 17일 출범한 미래통합당이 창당선언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곳곳에서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 공천관리위원회의 전략공천 지역 선정을 두고 옛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미래를위한전진 4.0(전진당) 등 출신 정당별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지분 갈등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언주 바람에 기댈 부산의 예비후보 단 한 명도 없다. 승리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공정한 공천’과 ‘겸손’이라는 것 잊지 말길 바란다”며 “경거망동 삼가기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전진당 출신인 이 의원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으로부터 ‘부산에 바람을 일으킬 선수로 중·영도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약속받았다’고 주장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전날 이 지역 현역 의원인 김무성 의원이 “이 의원도 (이미 공천 신청한 예비후보들과) 경선을 하는 것이 옳다. 지역 표심이 분열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자, 이 의원이 “공천 문제는 공천관리위원회의 소관 사항이고 불출마하신 분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맞받으면서 전운이 감돌기도 했다.

당내 공천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갈등 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국회에서는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칩거에 들어간 새보수당 출신 유승민 의원이 공천 과정에 반발해 김형오 공관위원장을 비판한 문자메시지를 같은 당 출신 의원들과 교환한 사실이 언론사 카메라가 찍은 휴대전화 화면을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유 의원은 같은 당 출신 이혜훈 의원에게 “‘김형오 의장님(공관위원장)의 공천에 원칙이 뭐냐는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어제 김무성 대표의 지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김세연 공관위원 등에게) 보냈다. 김형오가 갈수록 이상해지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공관위는 자료를 내고 “일부에서 공관위의 원칙과 방향을 흔들려는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 일부 일탈행위가 반복될 경우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통합 후유증은 새보수당 출신 당직자들의 고용승계 문제에서도 표출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 9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유일한 부탁이다. 당직자 고용승계를 간절히 요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직자들은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여전히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새보수당 출신 당직자들은 이번 통합이 ‘신설 합당’ 방식인 만큼 당직자 전원을 고용승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한국당 출신 당직자들은 당의 재정 상황 등을 들어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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