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뉴스 130만건 가운데 228개 시·군·구에서 핵심 키워드로 등장한 단어를 중요도에 따라 더 크게 나타나도록 그려 우리나라 모양으로 완성한 워드클라우드. 권오성 기자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20대 국회 지난 4년 동안 지역 뉴스 130만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최대 정책 이슈는 ‘미세먼지’와 ‘교육’, ‘아파트’ 3대 축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 생활 환경에 부합하는 정책이슈를 파악해 시민과 후보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건국대학교 디지털커뮤니케이션센터(DCRC)에 언론기사 빅데이터 분석을 의뢰했다. 대상은 20대 국회 활동 기간인 2016년 6월1일부터 2019년 12월31일까지 뉴스통신 3사(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에서 생산한 지역 뉴스 전부로, 모두 130만6856개 기사의 ‘빅텍스트’다. 센터는 이를 17개 시도와 228개 시군구로 분류한 뒤 빈도, 언어네트워크, 토픽모델링 등 분석을 통해 핵심 의제를
핵심 의제를 도출하였다. 책임연구자인 황용석 디지털커뮤니케이션센터장(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교수)는 “기초 지방자치단체 단위로 비정형 빅데이터인 언론기사를 세분화해 다양한 분석법을 통해 다각도로 의제를 도출하였다”고 말했다.
228개 시·군·구에서 도출된 핵심 키워드는 ‘미세먼지’였다. 가장 많은 63곳 지자체에서 최다 빈출 단어로 등장했다. 그 뒤를 ‘아파트’(34개), ‘교육’(25개)이 이었다. ‘미세먼지’가 지역 뉴스의 최다 키워드로 부상한 건 기후변화나 대기오염이 일상생활에 매우 큰 위협요인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과 가까운 서부 지역 쪽에서 비율이 높은 점이 두드러진다. 충청남도의 경우 15개 시군구 가운데 11곳에서 ‘미세먼지’가 톱 키워드로 나타났다. 반면 경상남도의 경우 18곳 가운데 2곳에 불과했다.
17개 광역시·도 단위에서 핵심 키워드는 ‘교육’이었다. 17곳 가운데 10곳에서 ‘교육’ 또는 ‘학교’가 핵심 키워드로 나왔다. 시기에 따른 키워드(강원-‘평창동계올림픽’, 경북-‘지진’, 전남-‘세월호’)를 제외하면 이 숫자는 13곳으로 늘어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문제와 관련된 논란이 뜨거웠던 점이 보여주듯 교육은 광역 단위에서 단연 핵심 의제로 나타난 것이다. 나머지 4곳은 ‘아파트’(부산, 광주, 인천)와 ‘관광객’(제주)으로 나타났다.
같은 교육 의제라도 그 맥락은 지역에 따라 사뭇 달랐다. 서울에선 강남권을 중심으로 특목고, 자사고 등의 입시와 밀접한 키워드가 자주 등장했지만, 경상북도 등의 지역에선 경상북도 소속 군 등의 지역에선 같은 기사 안에 교육과 귀농·귀촌이 함께 등장하는 빈도가 높았다. 대전·충남은 ‘창업’, 울산은 ‘일자리’와 밀접했다.
‘아파트’는 광역과 기초 두 범주에 두루 강세를 보였다. 특히 집값이 크게 오른 곳일수록 두드러져 지역색이 확실했다. 서울의 강남 3구의 경우 아파트뿐 아니라 ‘재건축’, ‘부동산’ 등이 모두 최상위에 포진했으며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런 양상은 부산, 인천에서도 나타났다.
한편 시간에 따른 의제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시기별 토픽모델링 분석에선 ‘일자리’ 관련 토픽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황현정 디지털커뮤니케이션센터 박사과정 연구원은 “일자리, 청년과 같은 경제 토픽이 미세먼지, 오전주의보와 같은 환경 토픽과 함께 전 지역에 걸쳐 고르게 분포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었다”고 말했다. 경기, 강원, 대전, 충남, 전라남북도 등의 지역이 최근 일자리 토픽의 상승이 두드러진 곳이다. 황 연구원은 또 “서울의 경우 부동산 관련 토픽이 강세를 보인 반면 지방의 경우 아프리카돼지열병, 조류독감 등 질병과 관련된 토픽, 또 경주의 지진, 강원의 산불과 같이 재해·재난과 관련된 토픽이 강세를 보여 대조를 이룬 것도 특징이었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는 기존 국민권익위원회의 민원 키워드 분석을 통해 제작한 공약이슈지도에 언론 뉴스 데이터 분석 결과까지 통합한
완성 페이지를 6일 오후 공개할 예정이다. 공약지도에서 클릭을 통해 228개 시·군·구 단위로 자기 지역의 생활 밀착 이슈가 무엇인지, 시간에 따른 관심 토픽의 추이는 어떠한지 살펴볼 수 있다.
글·그래픽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