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여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미래통합당의 공천 심사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현역 의원 3분의 1 이상이 ‘물갈이’된 것으로 나타났다. 컷오프(공천배제)된 이들 중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히는 이들도 줄을 잇고 있다.
8일 기준으로 집계하면, 통합당 의원 118명 가운데 공천 탈락자는 19명이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24명이다. 43명이 교체돼 현역 의원의 36%가 물갈이되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부산의 교체율이 67%로 가장 높고, 경북 64%, 인천 50%, 대구 44%, 경남 40%, 서울 25%, 경기 13% 등의 차례였다. 남은 경선 결과에 따라 교체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통합당의 공천 칼바람에 ‘무소속 연대’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에서 컷오프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는 이날 거창군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 지도자급은 고향에서 출마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이상한 논리 때문에 경선의 기회조차 봉쇄됐다. 참 나쁜 결정”이라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9일 양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 쪽 관계자는 “무소속 출마지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5선의 이주영 국회부의장(창원시 마산합포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승복할 수 없는 불공정하고 불의한 일”이라며 승복이 아닌 다른 선택을 할 뜻을 내비쳤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불복 의사를 밝히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백승주 의원(경북 구미갑)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먼 훗날에 ‘그때 해볼걸’ 하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결정을 다듬고 있다”고 예고했으며, 곽대훈 의원(대구 달서갑)도 전날 페이스북에 “이번 공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 곧 곽대훈다운 결심을 하겠다”고 밝혔다.
통합당에서는 사실상 컷오프당한 이들의 ‘지역구 옮기기’ 생존 전략도 눈에 띈다. 김재원(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 서울 중랑구을), 강효상(대구 달서병 → 서울 중구·성동구갑), 이혜훈(서울 서초갑 → 동대문을)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정우택(청주 상당 → 흥덕), 주호영(대구 수성을 → 수성갑),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 미추홀을) 등 중진 의원들이 인접 지역으로 지역구를 옮긴 것을 두고는 당 안팎의 논란이 있다. 한 통합당 의원은 “컷오프된 인물을 구제하기 위해 다른 지역구로 보낸다는 것은 (당의) 인물난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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