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왼쪽 둘째)와 당 지도부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무지개 배심원단 청년배심원 추첨식에서 추첨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민 부대표, 심 대표, 홍준호 정의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강민진 대변인. 연합뉴스
정의당이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논란을 빚은 신장식 비례대표 후보에게 15일 자진사퇴를 권고했다. ‘대리 게임’ 논란이 불거진 류호정 후보에 대해서는 “후보직을 수행하는 데 결격 사유가 안 된다”며 재신임했다.
정의당은 이날 전국위원회가 끝난 뒤 보도자료를 내어 “국민 눈높이를 무겁게 받아들여 신 후보에 대한 사퇴 권고라는 아프고 무거운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신 후보 본인과 지지자 및 당원, 시민선거인단 여러분들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신 후보도 같은 시각 입장문을 내어 “당의 권고를 무겁게 받아들여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를 사퇴한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정의당을 계속 지지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당에 대한 비판과 비난은 저에게 돌리시고 정의당과 우리 후보들에 대한 도를 넘는 비난은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두 후보는 지난 6일 정의당의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서 당선권인 상위 순번을 배정받은 뒤 온라인상에서 과거 전력이 불거지면서 논란에 휘말렸다. 6번을 부여받은 신 후보는 2006년부터 2년간 음주운전 1회, 무면허 운전 3회 등이 적발돼 모두 6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의당과 신 후보가 신속하게 후보 사퇴 결정을 내린 데는 최근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거부한 뒤 범여권 지지층의 공격을 받고 있어 가능한 한 조기에 논란을 수습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후보 1번이었던 류 후보는 대학생 때인 2014년 자신의 게임 아이디를 다른 사람이 사용하도록 해 게임 레벨을 올리게 했다는 ‘대리 게임’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류 후보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게임동아리 회장직에서 사퇴했지만, 이후 게임회사 취업 과정에서 대리 게임으로 올린 게임 레벨을 이력서에 기재하는 등 부당한 혜택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편 신 후보가 사퇴하면서 일반 명부 후순위 후보들이 한 칸씩 앞당겨 순번을 재조정하게 됐다. 8번과 10번을 부여받은 박창진·양경규 후보가 각각 6번·8번으로 옮겨졌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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